(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면세·호텔기업들의 신용등급이 줄줄이 강등되고 있다.

영업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올해 대규모 적자를 낸데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의 실적 회복 시점이 요원한 만큼 재무적 리스크가 지속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신용평가는 호텔신라의 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고 8일 밝혔다.

지난 4월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한 지 8개월 만이다.

한신평은 지난달 24일에는 호텔롯데의 신용등급도 'AA'에서 'AA-'로 강등했다. 부산롯데호텔의 기업어음 및 단기 신용등급도 'A1'에서 'A2+'로 낮췄다.

코로나19에 따른 영업실적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는 점을 반영했다.

호텔신라의 3분기 누적 연결 매출액은 2조3천4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급감했고, 영업적자는 1천501억원에 이른다.

하반기 들어 중국 대리구매상인 매출과 국내 여행수요 증가에 힘입어 외형 회복세가 나타나는 듯했지만 최근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호텔롯데의 3분기 누적 연결 매출액은 2조814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8%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적자는 4천632억원에 달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외국인 입국자 수 감소, 다중시설 이용 기피 등으로 인해 호텔업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바이러스 확산세 완화, 국내 여행 및 호캉스 수요 회복으로 객실 가동률이 다소 회복되기도 했지만, 가을 이후 전염병 재확산에 따라 수요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한신평은 예상했다.

대규모 적자가 이어지면서 재무지표도 크게 악화했다.

호텔신라의 총차입금은 지난해 말 1조5천615억원에서 올해 3분기 1조7천755억원으로 증가했다.

영업 부진으로 현금흐름이 악화한데다, 세계 1위 기내면세점 업체 3식스티 지분 인수(848억원), 인천국제공항 보증금 유동화 SPC 상환(1천300억원) 등 영향이 컸다.

이에 호텔신라의 상각전영업이익(EBIDA) 대비 총 차입금 비율은 지난해 말 3.0배에서 올 3분기 31.1배로 급증했다. 부채비율도 283.6%에서 343.8%로 뛰었다.

호텔롯데 역시 고정비 비중이 높은 호텔과 롯데월드, 면세 부문에서 대규모 적자를 낸데다, 사용권 자산의 손상차손 인식과 보유 지분가치 하락에 따른 기타포괄손실 등 총포괄손실이 약 1조866억원에 달했다.

회사의 순차입금은 3분기 기준 7조7천억원으로 지난해 말 6조8천억원 대비 크게 늘었다.

한신평은 "신규 영업장 및 지분 투자, 운전자본 증가 등으로 차입 부담이 확대된 가운데 롯데렌탈 재무적투자자 (FI)들에 대한 자금 유출이 발생하면서 손실이 늘었다"며 "영업현금창출력이 크게 악화되면서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으로 기업공개(IPO)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도 지연되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부산롯데호텔 역시 회복 시기가 불투명하고 계열사 지분 취득 등으로 확대된 재무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세계조선호텔은 대규모 유상증자로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서 가까스로 벗어났다.

이마트는 지난달 19일 신세계조선호텔에 제3자 유상증자로 약 2천700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신세계조선호텔은 지난 4월에도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1천억원을 수혈받았다.

한신평은 "올 4분기에도 부진한 영업실적이 불가피하고, 영업환경 정상화 이후에도 국내 객실공급 경쟁 심화 및 신규 임차 운영 호텔 사업 확대로 실적 불확실성이 높아 이익창출력 회복 시기가 가변적"이라며 "여전히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을 감안할 때 중단기적인 신용도 전망은 부정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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