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연초 두 차례나 1,100원 상향 돌파 안착에 실패한 배경으로 기업의 네고물량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기업이 달러를 쌓아뒀던 것과 달리 올해는 네고가 활발하게 유입되면서 시장참가자들의 관심이 커졌다.

14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11일과 12일 달러-원 환율은 장중 1,100원 위로 올라서기도 했지만 1,090원대에서 모두 종가를 형성했다.

이틀 모두 양봉을 나타내는 등 장중 환율 상승 압력이 높았음에도 1,100원의 강력한 저항선에 부딪힌 셈이다.

같은 시기 달러인덱스는 90선 위로 올라오면서 강세 전환했고, 위안화도 약세 전환하면서 달러-원 상승 압력을 더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달러-원이 1,100원 돌파에 실패한 것은 1,100원이라는 빅 피겨에 대한 부담 속 업체의 네고물량 때문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이월된 네고 물량이 1,090원대 초반에서 한 차례 소화된 후 1,100원 부근에 다시 매물 벽이 쌓이고 있는 셈이다.

한 은행의 외환딜러는 "연초 이월되었던 네고물량이 1,092~1,093원선에서 많이 나왔는데, 환율이 상승하면서 네고물량은 그 이후에도 꾸준히 나오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의 외환딜러도 "1,100원 위로 오를 때마다 네고물량이 나오면서 상단이 계속 막히고 있다"며 "상 하단이 막힐 것이라는 인식이 레인지 장을 만들어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기업의 환전 행태가 작년과 달라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이 커지면서 달러-원 환율은 1,296원까지 뛰어오르기도 했다.

기업은 만일에 대비해 달러를 쌓아두는 모습을 보였다. 거주자외화예금은 지난해 11월 말 현재 900억 달러를 넘어서는 등 연중 큰 폭으로 늘어났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지난해에는 기업의 네고물량이 환시에 바로 유입이 되지 않는 모습이었지만 올해는 1,100원 부근에서 기업의 네고물량이 이어지면서 환율 상승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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