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유럽중앙은행(ECB) 위원들이 국채수익률 상승을 막기 위해 개입할 의사가 없다는 보도에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 경계감도 높아져 다시 하락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3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 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6.6bp 상승한 1.479%를 기록했다. 장중 1.495%까지 올라 1.5% 선을 시험했으며 나흘 만에 상승 전환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일보다 2.2bp 오른 0.143%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4.7bp 상승한 2.261%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일 129.2bp에서 이날 133.6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ECB 위원들이 국채수익률 상승을 막기 위해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지 않다고 본다는 한 외신 보도가 나와 장기물 국채수익률은 장 초반부터 상승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도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16~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연준의 언어에 변화가 있을지, 시장은 어떤 단서라도 주시하고 있다.

전일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가 가파른 국채수익률 상승에 우려를 표한 만큼, 파월 의장의 어조에 변화가 있을지 더 관심이 쏠린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나 국채수익률 상승에 크게 개의치 않고 완화적인 정책 유지 의지를 거듭 확인했으며 다른 많은 연준 위원은 국채수익률 상승이 경기 개선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우려하지 않았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금리 수준 상승에 연준이 대응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필요하다면 수익률 곡선 제어(YCC) 정책은 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ECB 위원 일부가 최근 국채수익률 상승을 경계했던 것과 달리 이날 한 외신은 ECB 내부 논의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위원들은 경제 위험을 구두 개입과 자산매입 프로그램의 유연성으로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보도했다. ECB가 국채수익률 상승에 대응하는 조치를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가 후퇴했다.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의 옌스 바이트만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ECB는 금리 상승에 대처할 기존 정책 도구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파비오 파네타 ECB 이사는 최근 수익률곡선 스티프닝은 반갑지 않으며, 이를 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고군분투하는 기업과 가계의 차입비용이 너무 빨리 증가하는 것을 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고, 프랑수아 빌루아 드 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는 최근 금리 상승은 부적절하며 ECB가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도 국채시장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해 최근 1년 동안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앞서 사흘 연속 하락했다.

독일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4.4bp 오른 -0.297%를 나타냈다.

이번주 2월 고용보고서를 앞두고 나온 민간고용은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시장 예상은 하회했다. ISM 서비스지수는 시장 예상에 미치지 못했지만 50선은 웃돌았다. 연준의 경기평가 보고서인 베이지북에 따르면 경제 활동은 완만하게 확장했다.

BMO 캐피털 마켓의 이안 린젠 미 금리 전략 대표는 "최근 글로벌 금리 상승에 대한 ECB의 심리가 되짚어지는 것 같다"며 "ECB는 분명히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ECB는 최근 우려를 되돌렸고, 실질 수익률에서 이와 같은 중앙은행의 신속한 지원 등 실질적인 대응 기능에 의문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TD 증권의 제나디 골드버그 금리 전략가는 "전 세계 중앙은행 관계자 일부가 국채수익률 상승 움직임에 대해 충분히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우려가 약간 늘어났다"며 "여전히 많은 불확실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준이 저지하지 않고, 중앙은행들이 충분히 저항하지 않으면 금리가 계속 오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고 지적했다.

도이체방크의 분석가들은 "투자자들은 명목 수익률보다 실질 수익률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팬데믹과 경제 회복에서 나온 새로운 역동성으로 인해 이 둘 사이의 전통적인 상관관계가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명목 수익률은 올랐지만, 인플레이션은 더 올라 실질 수익률을 낮췄고, 이는 의심할 여지 없이 일부 변동성을 만들어내겠지만, 기업 등 부채가 많은 사람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라며 "실질 수익률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낮은데 만약 더 오르면 모든 위험자산이 고통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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