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임하람 기자 = 국내 추석 연휴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서울 외환시장에서 거래 유인이 약화한 가운데서도 이번 주 들어 현물환(스팟) 거래량이 연일 100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17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일별거래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올해 달러-원 스팟시장에서의 일평균 거래량은 약 88억3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달러-원 변동성이 극심했던 지난해의 일평균 거래량인 74억9천만 달러와 비교해 18%가량 거래가 늘어났다.

환시 참가자들은 지난해 달러-원 환율은 대체로 일방향으로 움직이는 모멘텀 장세였던 반면, 올해는 방향성이 급변하는 레인지 장세라 포지션을 짧게 가져가면서 오히려 거래량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A 은행의 외환 딜러는 "짧은 손절과 익절을 반복하면서 전반적으로 거래량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번 주도 추석 전에 어떻게든 벌어보려는 노력의 일환 같은데 모멘텀이 크지 않다 보니 방망이를 짧게 쥐고 거래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러한 시장의 노력을 감안한다 해도 다음 주 국내 추석 연휴와 미국의 통화정책 이벤트를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이번 주 일평균 거래량이 연평균을 훨씬 웃돌며 100억 달러에 육박하는 점은 다소 의아스럽다.

거래량에 비해 달러-원 환율 변동폭은 제한적이다.

달러화와 유로화가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등락하는 동안 달러-원 환율은 포지션 플레이보다 수급에 의해 상하단이 제한되는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주 거래량 급증 배경에는 한국자금중개(KMB)의 활약상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 환시에서 사실상 서울외국환중개(SMBS)가 높은 점유율로 독주 체제를 이어가는 가운데 한국자금중개가 최근 적극적인 거래 유치 활동으로 이번 주 들어 거래량을 대폭 늘렸기 때문이다.

올해 자금중개를 통한 일평균 거래량은 6억4천만 달러에 그쳤지만, 이번 주 일평균 거래량은 30억1천만 달러 수준으로 급증했다.

해당 기간 시장점유율도 31% 수준으로 상승했다.

자금중개의 적극적인 거래에 지난 13~15일에는 3거래일 연속 거래량이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

환시 참가자들은 최근 자금중개의 거래량 증가로 호가가 좀 더 촘촘해지면서 거래가 가능하게 됐다고 전했다.

B 은행의 외환 딜러는 "달러화 등 주요 통화가 갈피를 못 잡는 상황에서 수급이 양방향으로 부딪히며 여러모로 복잡한 분위기"라며 "그동안 환시 점유율이 한쪽으로 치우치면서 자금중개에서는 가격이 없어 거래를 못 했는데 최근 호가가 있어 거래 여지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들은 국내 추석 연휴를 전후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연휴 이후 시장 방향성과 활력에 주목했다.

연휴를 앞두고 달러화 강세가 재개될 조짐을 보이는 데다 중국 대형 건설사의 파산 가능성 등으로 위험회피 심리는 커지는 모습이다.

국내 추석 연휴 이후 FOMC를 확인하면서 환율이 본격적으로 방향을 잡을 수 있다.

C 딜러는 "이번 추석 연휴 여러 이슈가 겹치면서 다들 불안심리가 커질 것"이라며 "추석이 지나면 방향성이 잡히고 거래도 좀 더 활성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D 은행의 외환 딜러도 "연휴를 앞두고 대외 재료는 환율 상승 방향인데 아직은 FOMC를 앞둔 관망세가 강하다"며 "추석 이후 방향성이 강해질 것으로 보는데 상승 재료가 살아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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