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보인 기자 =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이 중국의 대형 부동산 개발 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 사태가 향후 몇 주, 몇 달 동안 계속해서 높은 위험 수준을 보일 것이며, 이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전망했다.

2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의 투자 전문 매체 마켓워치는 지난 22일 이래 주요 지수들이 상승 전환하고 중국인민은행(PBOC)이 금융 시스템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점 등을 감안할 때 헝다 사태가 증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축소된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또한 지난주 초 중국 정부가 지역 당국에 헝다 사태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 영향과 사회적 불안에 대비할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러한 요소들을 종합해 볼 때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이 헝다를 구제하는 것을 꺼리고 있기는 하지만, 사태가 중국의 신용 시스템을 악화하지 않도록 조처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인상을 받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그러면서도 같은 전문가 중 다수가 당국이 널리 예상되는 채무 불이행 관리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 등 헝다를 둘러싼 많은 우려 사항이 계속해서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헝다는 지난 23일 달러 채권 이자 8천350만 달러(약 993억 원)와 위안화 채권 이자 2억3천200만 위안(약 425억 원) 등을 채권 보유자에게 지급해야 했지만, 달러채 이자를 제때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2일 헝다는 위안화 채권 이자를 해결했다고 밝혔으나, 달러채 이자 지급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30일 이내로 이자 지급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아시아 시장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달러채 디폴트가 발생할 전망이다.

단스케 은행은 지난 24일 메모에서 "중국 당국이 헝다의 추락을 용인할 수는 있지만, 이러한 사태가 중국 금융 부문에 미치는 영향을 차단하려고 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주 초 은행의 수석 앨런 본 메런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도 헝다의 채무 불이행 사태가 중국 시장의 추가 변동성을 촉발할 수 있으며, 그 영향이 글로벌 시장으로 일부 파급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부정적인 소용돌이를 멈추고 투자자들을 침착하게 유지하기 위해 일종의 서킷 브레이커(주식 매매 일시 정지 제도)가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본 메런 애널리스트는 그러면서도 헝다가 실제로 파산할 경우 중국 당국이 위기가 국가 전역으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중앙은행에 하이일드(고수익) 채권과 다른 부동산 업체들이 새롭게 발행된 채권을 사도록 명령하는 등의 조처를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중앙은행이 다른 부동산 업체들의 파산을 방지할 수 있을 만큼의 돈을 빌려줄 수 있을 것이며, 또한 PBOC의 지급 준비율 인하로 금융 시스템에 유동성이 추가되어 은행들이 더 많은 채권을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린시플 글로벌 인베스터의 시마 샤 수석 전략가는 중국 규제 당국이 문제 기관이 촉발한 위험을 억제한 경험이 있기는 하지만, 적어도 내달 1일 시작되는 중국의 골든 위크 연휴 기간까지는 단기 변동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경제에 대해 좀 더 매력적인 재진입 시점을 기다리면서 리스크 오프(위험자산 회피) 포지션을 취하는 등 관망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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