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정선영 특파원 = 미국 국채가격이 혼조세를 보였다.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대비 5.4% 상승하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11월 중순, 12월 중순에 테이퍼링을 시작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10년물 국채수익률과 30년물 국채수익률은 하락했다.

반면, 2년물 국채수익률은 장중 0.40%를 찍은 후에도 0.37%대에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13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각)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거래일 3시 기준보다 2.85bp 하락한 1.554%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일 3시보다 2.80bp 오른 0.370%를 나타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 3시보다 6.20bp 하락한 2.047%였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거래일 124.0bp에서 118.4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이날 시장참가자들은 오전에 나온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주목했다.

11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 발표를 예상하는 채권시장은 CPI 상승에 인플레이션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를 재확인했다.

9월 CPI는 전월대비 0.4%, 전년동기대비 5.4% 올랐다. 월가 예상치는 전년동기대비 기준 5.3%였다. 9월 근원 CPI 역시 전년대비 4.0% 상승했다.

국채수익률은 지표 발표 직후 인플레이션을 반영하며 일제히 올랐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1.56%대에서 1.60%대로, 30년물 국채수익률은 2.06%대에서 2.09%대로 올랐다.

하지만 전거래일 대비로 봤을 때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상승한 반면, 30년물 국채수익률은 하락했다.

9월 CPI 발표 직후 2년물 국채수익률은 더욱 가파르게 올랐다.

2년물 국채수익률은 0.35%대에서 0.40%로 껑충 뛰었다 0.38%대로 레벨을 낮췄다. 2년물 수익률이 장중 0.40%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3월24일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CPI 상승세는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지 않다는 것을 확인시켜줬고, 미 연준의 9월 FOMC 의사록에서 테이퍼링 일정이 나오면서 국채수익률 상승세는 누그러졌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장중 한때 1.52%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미 연준은 9월 21~2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에서 "올해 11월 중순과 12월 중순에 테이퍼링을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테이퍼링 예상 방안으로는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각각 100억달러, 50억달러씩 줄여가는 안이 제시됐다.

미 연준이 연내 테이퍼링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은 다시금 테이퍼링 시계에 주목하는 양상이다.

인플레이션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고용회복이 지연되더라도 미 연준이 긴축 행보를 서두를 수 밖에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같은 내용을 강조했다.

IMF는 전일 세계경제전망보고서의 통화정책 항목에서 "고용률이 낮아지고,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며, 기대인플레이션이 고정되지 않을 수 있는 상황에서 통화정책은 고용회복이 지연되더라도 물가 압력에 맞서기 위해 긴축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인플레이션에 주목하는 연준 관계자들의 목소리도 강해지고 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전일 CNBC 인터뷰에서 내년 1분기 말까지 테이퍼링 과정을 끝내야 한다며 인플레이션이 더욱 큰 문제가 될 것에 대비해 연준이 빠르고 공격적으로 테이퍼링을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 상승세가 공급망 문제가 지속되면서 예상보다 오래 갈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종전에 연준이 내세운 '일시적(Transitory)'이라는 표현도 현재의 인플레이션 상황을 표현하기에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날 오후에 진행된 재무부의 30년물 국채입찰은 강했다.

발행금리는 2.049%로 평균수익률인 2.062%보다 낮았다. 응찰률은 2.36배로 6개월 평균 2.31%보다 높았다. 해외수요를 나타내는 간접 낙찰률은 70.5%로 6개월 평균 62.7%보다 높았으며, 직접 낙찰률은 17.2%로 6개월 평균 19.1%보다 낮았다.

아울러 오후 늦게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와 미셸 보우만 연준 이사의 연설도 예정돼 있다.

채권시장 전문가들도 인플레이션 상승 전망과 연준의 테이퍼링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스탠더드뱅크의 스티브 배로우 주요 10개국(G10) 전략 헤드는 "채권시장에서는 미국 CPI 지표가 영향을 줄 것"이라며 "상향 위험이 있지만 수익률을 급등시키기에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수익률의 기본 방향은 여전히 더 높은 쪽"이라고 짚었다.

찰스슈왑의 케이시 존스 수석 채권 전략가는 "11월에 테이퍼링을 발표한다면 그냥 해버리지 왜 기다리는지 모르겠다"면서 "몇몇 위원이 더 빠른 테이퍼링 속도를 선호한다고 언급한 것에 약간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그것은 꽤 공격적"이라며 "더 빨리 움직여야 한다고 우려하면서 강하게 대놓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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