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지난해 도수치료와 백내장 등 과잉 진료 여파로 실손보험 적자가 3조 원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 점유율이 높은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 삼성화재의 지난해 발생 손해액은 2조 원 안팎으로 나타났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실손보험의 적자 규모가 2조8천600억 원으로 직전년보다 적자 폭이 3천600억 원 더 늘었다.





보험 손익은 보험료 수익에서 발생 손해액과 실제 사업비를 뺀 액수다.

지난해 실손보험료를 약 15%가량 인상했지만, 오히려 발생손해액을 보험료 수익으로 나눈 경과손해율은 113.1%로 전년보다 1.3% 포인트(P)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자가부담비율이 낮은 과거 판매 상품의 상품 구조상 과잉 의료 이용에 대한 효율적인 장치가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0년 비급여 진료 항목의 금액 비중을 보면 도수치료가 12.8%로 가장 높았다. 백내장 수술용 다초점렌즈를 일컫는 조절성 인공수정체(8.7%)와 체외충격파 치료(4.8%), 자기공명영상장치(MRI) 근골격계(4.4%) 등도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의원급에서는 비급여 항목 중 조절성 인공수정체 관련 진료가 전년 대비 11% 가까이나 급증했다. 자궁 근종 고강도 초음파 장비를 동원한 '하이푸' 시술, 코막힘 증상 해결을 위한 '비밸브 재건술' 등도 크게 늘었다.

금감원은 "기존 1~3세대 상품을 중심으로 자기부담 비율이 낮은 과거 실손보험 판매 상품의 과잉 의료가 조 단위 적자의 원인"이라며 "매년 10%가 넘는 보험료 인상이 지속됨에 따라 소비자 입장에서도 보험료 부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회사별 실손보험의 발생 손해액만 살펴봐도 보험료가 증가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보험업계 전체 발생손해액은 13조1천730억 원으로 이 중 90%는 손보업계에 전가됐다.

손보업계 발생손해액은 11조2천639억 원으로 현대해상(2조245억 원) 홀로 2조 원 넘게 손해액이 발생했다. DB손보(1조8천69억 원)와 삼성화재(1조6천335억 원), 메리츠화재(1조5천956억 원), KB손보(1조5천543억 원)가 그 뒤를 이었다.

늘어나는 적자 탓에 AIG손보와 악사손보, 에이스손보 등은 실손보험 신규판매를 중단했다. 생보사 중에선 신한라이프와 푸본현대생명, 동양생명, 라이나생명 등도 신규 판매를 멈췄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4세대 실손보험 전환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소비자가 보험료, 보장내용 등 상품간 비교 정보를 정확하게 안내받도록 하고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쉽고 저렴하게 계약 전환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 등 온라인 계약 전환을 유도할 방침이다.

더불어 소비자 안내강화 등 보험회사의 전환 노력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고자 관련 사항을 경영실태평가(RAAS)에 반영할 계획이다.

또한 질병과 의료기관별 비급여 보험금 청구현황과 주요 과잉진료 분야를 체계적으로 분석해 이상징후 등에 대해 관계 당국 등과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보험사 스스로 사업비 절감 등 자구노력을 강구토록 보험료 인상률 및 손해율, 사업 비율 등 보험료 산출 요소 공시 강화도 추진한다.

금감원은 "실손보험은 보험료 갱신형으로 운영되고 있어 손해율 증가 등 보험료 인상 요인은 소비자에게 보험료 부담으로 전가되는 구조"라며 "사업비 절감, 손해율 감축 등 보험회사의 자구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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