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피혜림 기자 = 한화생명[088350]이 외화채 발행을 검토하고 나섰다.

최근 변동성을 고려하면 시장 상황이 최대 변수지만,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현실화하면서 향후 자본확충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오는 하반기를 목표로 외화채 발행을 위한 내부 검토에 착수했다. 지난 2018년 발행한 10억 달러 규모의 영구채(신종자본증권) 차환을 위해서다.

당시 한화생명이 1조 원에 달하는 규모의 외화채 발행에 나선 것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을 선제로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발행 규모 기준으로 역대 국내 영구채 중 최대였고, 무엇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금융회사가 발행한 달러 표시 영구채 중 가산금리가 가장 낮았다. 한화생명은 1조 원 규모의 자본을 해외에서 조달하며 20%포인트(P) 가까운 지급여력(RBC) 비율을 끌어올렸다.

발행 규모가 컸던 만큼 올해 하반기 발행할 물량은 시장 상황이 더 중요해졌다. 당시 발행금리는 4.7% 수준이었지만, 최근 금리 시장 추이를 고려한다면 5%를 훌쩍 넘어설 수밖에 없어서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간밤 뉴욕 채권시장에서 5년물 국채 수익률은 2.96%를 기록했다. 5년 전 금리는 2.70% 수준이었다.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5년물 기준 금리차가 5년 전과 아직까진 크지 않지만 최근 3%를 돌파했던 추세와 향후 점도표를 고려하면 금리는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라며 "10억 달러 물량을 한 번에 조달하지 못할 수도 있다. 신용등급 하향에 따른 금융비용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업계에선 한화생명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 리스크를 일찌감치 내다봤다. 비단 한화생명만의 일은 아니지만, 대형 생보사의 신용등급 조정은 시사하는 바가 컸다.

전일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 3사는 한화생명의 보험금지급 능력평가 신용등급을 ''A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한 단계 낮췄다. 자본 여력이 경쟁 대형사 대비 충분하지 않은 게 주된 이유였다.

지난해 말 184.6%를 나타냈던 한화생명 RBC 비율은 올해 1분기 161%로 하락했다. 부채구조가 유사한 경쟁사의 경우 300%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저평가를 받았다.

기존에 발행한 자본성 증권의 조기상환과 금리상승이 자본관리 측면에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최근 3년간 자본 적정성 유지 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순이익/지급여력기준 금액 비율'이 3.8%로 업계 평균치인 9.2%를 크게 밑돌고 있어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금융비용을 감내하고 (대규모 외화채 발행에) 성공한다면 조달을 다변화해 자본 여력을 확충했다는 측면에서 오히려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고금리 상품이 많은 생보사의 공통적인 구조적 문제점이다. 신용등급 강등은 어느 정도 예상됐지만, 향후 조달 과정을 어떻게 풀어갈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jsjeo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8시 3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