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1천800억 증자 이후 두 번째 자본확충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하나금융지주가 하나손해보험의 자본을 확충하고 나섰다. 금융당국이 금리 인상으로 자본 건전성이 악화한 보험사의 유상증자를 당부한 이래 첫 사례다.

올해 들어 하나손보의 분기 당기순이익이 연이어 적자를 기록한 만큼 반등을 위한 지주 차원의 긴급 수혈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전일 하나손해보험이 단행한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이번 유상증자로 하나금융지주가 사들인 주식은 2천998만8천522주다. 한 주당 가격은 5천 원으로 총 취득금액은 1천499억4천261만 원이다.

이로써 하나금융지주의 지분율은 84.57%에서 89.59%로 소폭 늘어나게 됐다.

당초 이번 증자에는 한국교직원공제회(직전 지분율 15.43%)가 참여한 1천800억 원 남짓이 검토됐으나 주주 간 협의를 거쳐 1천500억 원 수준에서 하나금융지주만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증자는 하나금융지주가 하나손해보험(옛 더케이손해보험)을 인수, 자회사로 편입한 직후 단행한 1천511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이래 두 번째 자본확충이다. 당시에도 교직원공제회는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았다.

하나손해보험은 당시 증자로 자본금을 3천억 원 수준으로 늘리며 지급여력비율(RBC) 개선은 물론 디지털 종합 손해보험사로 전환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이번 유상증자 역시 경쟁력 확보 차원의 같은 맥락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금융당국이 금리 인상기 악화한 보험사의 자본 여력을 자본증권 발행보단 유상증자를 통한 기본자본으로 채울 것을 유도하고 있어 지주 차원의 지원이 단행된 것으로 풀이된다.

두 번째 증자를 계기로 하나손해보험의 경영지표도 올해 3분기부터 개선될 여지가 커졌다.

하나손해보험은 올해 1분기 89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이래 2분기도 122억 원의 적자를 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각각 55억 원, 84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인수 직후 적자 행보를 이어가던 하나손해보험이 지난해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듯싶었으나 올해 들어 다시 경영실적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예기치 못한 금리 인상으로 인한 업황 악화와 늘어난 판관비 등의 요인이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203.5%를 기록했던 RBC 비율 역시 지난 3월 말 기준 188.9%로 14.6%포인트(p) 악화했다. 비슷한 자본 규모의 보험사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이지만, 연초 이후 단행된 금리 인상 등을 고려하면 하나손해보험 역시 금융당국의 권고치(150%)를 유지하는데 부담이 적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 과정에 아직은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단계일 것"이라며 "그래도 금융지주 보험 자회사라 자본확충이 수월했다. 다른 중소형사와 비교하면 이번 증자를 계기로 확실한 경쟁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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