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글로벌 공급망 교란이 지속하고, 미중간 갈등이 확산하는 가운데 주요국의 규제도 강화하는 움직임 속에서 국내 대표적인 수출기업인 삼성과 LG가 해외 진출 국가에서의 대관 업무를 강화하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현재 영국 런던과 오스트리아 빈에서 대외 협력 업무를 맡을 인재를 물색 중이다.

런던에서는 대외·공관 업무 디렉터를 찾고 있다.

영국 정부의 정책 집행과 의회의 법률안 입안 과정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갖추고, 주요 정치권 인사들과의 긴밀한 관계를 가진 인물을 물색중이다.

빈 사무소에서는 정부 당국과 비영리단체(NGO) 등과의 협상에 능하며 환경이나 노동 등 사회 문제 등을 다룰 인재를 찾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미국의 마크 리퍼트 전 주한대사를 북미법인 대외협력팀장 겸 부사장으로, 지난달에는 권혁우 전 산업통상자원부 미주통상과장을 반도체(DS) 부문 대관 상무로 영입했다.

그만큼 정부 관계 활동에도 힘을 쏟고 있다.

삼성의 대미 로비 금액은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해의 67% 수준인 251만달러에 이르렀으며 지난해도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액됐다.

로비스트 인원도 지난해 32명에 이어 올해 이미 30명이 활동 중이다.
 

2018~2022년 삼성 대미 로비 금액
美 오픈시크릿츠 자료. 연합인포맥스 제공. DB 및 재판매 금지

 

 

 


㈜LG는 현재 미국 뉴저지에서 정책 분석가를 비롯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매니저 및 애널리스트 등을 신규 채용 중이다.

앞서 런던에서는 지난 5월 환경 컴플라이언스 담당을 뽑기도 했다.

현재 채용 중인 정책 분석가는 특히 환경 관련 법안 입법을 중점적으로 분석하는 업무를 하게 된다.

단순히 분석에 그치지 않고 입법 담당자나 정부 등과의 접촉도 요구되는 직무다.

연초에는 미국 워싱턴에 신규 사무소를 개소하며 공화당 주요 인물인 조 헤이긴 전 백악관 부비서실장을 사무소장으로 임명했다.

이처럼 국내 주요 기업은 해외 대관 인력을 늘림으로써 환경 규제와 글로벌 산업 패권 경쟁 등에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먼저 영국은 RE100 본부가 있는 곳으로 RE100 가입을 앞둔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주요한 지역이다.

RE100에 참여하고자 하는 기업은 한국 RE100 위원회에 신청하고 영국 본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협력사 상대로 RE100 진행 상황을 알아보고 가입 시기를 내부 논의하고 있으며 LG전자는 지난 6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위원회에서 RE100 가입을 의결한 바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주력 사업인 반도체가 대표적인 에너지 소모 업종인 가운데 국내에서는 재생에너지만으로 공장 가동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어 녹색프리미엄, REC(RE100 인증서) 구매 등으로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해외 거래처에 납품 불가 또는 판매 금지 등의 불이익을 받게 될 수 있어 수출기업들도 중요 과제로 다룰 수밖에 없다.

한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해 미·중 간의 갈등 등 지정학적 문제가 심화하고 있다는 점도 주요 기업이 대미 스킨십을 늘리는 이유다.

러시아 전쟁으로 국내 기업들의 수출도 제약을 받고 있으며 미국 무역대표부(USTR) 등 정부 부처에서도 공공연하게 러시아와 교역하는 해외 기업에 압박을 넣고 있다.

아울러 미국과 중국의 산업 패권 전쟁도 악화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반도체 동맹인 칩4(Chip4)를 강조하며 2천80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과학법'에도 서명한 상태다.

대만과 일본은 이미 가입을 공식화했으나 우리나라는 예비 회의도 진행되지 않아 여전히 향방이 불투명하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신규 파운드리 라인을 건설하기로 해서 미국 정부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 관계자나 관료를 비롯해 현지 대사관 출신 등도 기용하고 있다"며 "인력풀이 한정되어 찾기 쉽지 않다"고 전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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