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들어 양적긴축(QT)의 속도를 최대치로 끌어올리면서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일부 전문가들은 시중 유동성이 풍부한 데다 모기지증권의 긴축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어 채권시장에 긍정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CNBC는 1일(현지시간) "연준은 이달 들어 보유한 만기도래 채권 가운데 950억 달러까지 상환하고 재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연준은 지난 6월 월 475억 달러 규모로 양적긴축을 시작하면서 긴축 규모를 점차 키워 9월에 최대치인 월 950억 달러(국채 600억 달러, 모기지증권 350억 달러)까지 늘리기로 한 바 있다.

지난 몇 달간 연준의 양적긴축이 주로 국채 금리 하락기와 맞물지만, 이제는 시장에서 의도치 않은 결과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씨티그룹의 이스파르 무니르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대차대조표가 역사상 가장 빠르게 감소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가장 큰 문제는 연준의 움직임에 따른 과잉 공급을 시장이 흡수할 수 있는지다.

다만, 라이트슨 ICAP의 루 크랜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남은 기간 눈에 띄는 스트레스 요인은 없다"며 "우리는 잉여 유동성을 너무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양적긴축에 따른 시장에 대한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문제가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가장 큰 문제는 연준이 실제로 시장 기능에 영향을 미치기 전에 QT를 어디까지 밀어붙일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니르 이코노미스트는 "모기지증권의 감축이 얼마나 빠르게 실행되는지에 따라 실제 총 긴축 규모는 월 850억 달러에 가까울 수 있다"고 추정했다.

현재 미국 주택시장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급등하며 수요가 급격히 위축되는 등 술렁이고 있다. 이는 연준이 40여 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의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따져봐야 할 부분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주택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연준이 보유한 모기지증권의 감축 속도가 예상보다 더딜 수도 있다는 의미다.

동시에 연준에 유리한 부분은 불안한 시장 상황에서 안전 자산인 미국 국채 수요가 높다는 점이다. 특히 장기 국채 입찰은 금리 상승기에도 대부분 양호한 응찰이 몰리고 있다.

웰런글로벌어드바이저스의 크리스토퍼 웰런 헤드는 "투자자는 여전히 우리에겐 익숙하지 않은 방식으로 채권을 찾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우리는 채권을 발행하고 충분한 수요가 있을지 걱정하는 것에 익숙하지만, 외국에서는 여전히 미국 국채와 모기지증권에 대한 수요가 엄청나다"며 "그렇기 때문에 채권 금리는 떨어질 것 같다"고 추측했다.

실제 모기지증권의 긴축 규모는 상한선인 월 350억 달러보다 낮을 수 있기 때문에 공급이 줄어들면 금리 상승세를 억제할 수 있다.

웰런 헤드는 "주식시장이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이런 기류가 채권이 우위를 가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예측했다.

그는 "증시 매니저들은 채권이 반등할 수 있지만, 주식은 그렇지 않을 것이란 생각에 익숙해져야 한다"며 "주식과 채권의 비동조화는 매니저들이 풀어야 할 가장 심오한 문제 중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준 관계자들은 인플레이션 상승세가 깨졌다는 중요한 징후가 보일 때까지 기준금리를 계속 인상하고 대차대조표를 줄이겠다고 말했다.

웰런 헤드는 "연준은 자신의 입장을 고수하며 정확히 말한 대로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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