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영국을 찾은 가운데 반도체 사업 확장을 위한 대형 인수·합병(M&A)에 속도가 붙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전세기를 이용해 영국에 도착, '2030 부산 국제박람회(엑스포)' 유치 지지 활동 및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 중이다.


◇ 복권 후 첫 M&A 나올까…ARM에 쏠린 눈
이 부회장이 영국을 공식적으로 방문하면서 계속 제기되는 삼성전자의 ARM 인수설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그간 업계에서는 팹리스에 다소 취약한 삼성전자가 관련 M&A를 진행해 기술력을 확보할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돼왔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생산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시스템반도체나 팹리스, 파운드리에서는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을 하고 있다.

특히 팹리스는 퀄컴, 브로드컴, 엔비디아, 미디어텍 등의 과점 체제가 수년째 계속되는 상황이다.

영국 케임브리지에 본사를 둔 ARM은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CPU)와 스마트폰 핵심 장치인 AP칩 설계 부분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뽐내는 반도체 설계 업체다.

특히 ARM은 반도체 팹리스에 기본적인 설계 도면인 설계 자산을 제공해 돈을 벌어 '팹리스들의 팹리스'라고 불리기도 한다.

현재 ARM의 지분 75%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의장이 보유하고 있으며 25%는 비전펀드의 자회사인 비전펀드가 갖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하이닉스, 미국의 애플 등이 그간 ARM 인수에 관심을 보여온 것으로 알려져있다.

지난해에는 미국의 엔비디아(NVIDIA)가 ARM을 인수하려고 했으나 결국 미국과 영국 당국의 견제에 무산되고 말았다.

당시 영국 당국은 ARM이 외국의 동종 기업에 인수되는 것을 산업 기술 유출로 간주했으며, ARM 설립자인 헤르만 하우저조차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에 거부권 행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결국 엔비디아의 ARM 인수는 무산됐고 2022년 초 다시 시장 매물로 나오게 됐다.

매각 무산으로 또 다른 라이벌 기업들인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하이닉스, 미국의 인텔과 애플 등이 인수 후보자로 강력하게 부상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지난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자회사 솔리다임과 협업해 ARM M&A 컨소시엄 구성을 논의 중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다만, 50조원에 이르는 몸값은 인수의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겨지고 있다.

앞서 엔비디아가 ARM에 지불하려고 했던 금액은 약 400억달러로 일부는 현금으로, 일부는 엔비디아 주식으로 지급할 예정이었다.

이후 엔비디아 주가가 폭등해 한때 ARM의 인수가는 78조원에 이르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6년 전 인수한 하만 때와도 사정은 다르다.

2016년 자동차 전장부품 업체 하만을 인수했을 당시 가격은 80억달러, 약 9조3천300억원으로 지분 100%를 전액 현금으로 사들였다.

현재 삼성전자의 현금 보유액이 120조원에 이른다고는 하나, 이마저도 삼성디스플레이 등 여러 자회사와 해외 법인들에 분산되어 있다.

해외 및 국내 자회사에서 현금을 충당하더라도 이를 한 기업에 투자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같이 거대한 몸집은 다른 기업들에도 부담되긴 마찬가지다.

실제로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역시 "ARM은 한 회사가 인수할 수 있는 기업은 아니다"며 "전략적 투자자들과 컨소시엄으로 가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 英 왕실과 삼성 관계 주목…장례 참석하나
이재용 부회장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 참석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1984년 영국에 현지 판매 법인을 설립했으며 이후 영국 왕실과 각별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1995년 삼성전자의 영국 윈야드 가전공장 준공식에서 축사를 직접 맡은 바 있으며 이 자리에서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과 인사를 나누고 생산라인 가동 스위치를 함께 누르기도 했다.
 

이재용 부회장, 삼성전자 파나마법인 방문
(서울=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현지시간) 삼성전자 파나마법인에 방문해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2.9.14 [삼성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당시 여왕이 외국 기업 행사에서 공식적으로 연설을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평가를 받았다.

준공식에서 여왕은 "삼성의 윈야드단지는 삼성과 이곳 지역 사회와의 협력을 상징하고 있다"며 "양국간 경제협력의 새장을 여는 윈야드 파크 준공을 공식적으로 선언할 수 있어 기쁘다"고 전했다.

2006년에는 영국 왕실의 TV 공급 업체로 삼성전자가 지정됐으며 현재는 생활 가전제품 전반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5월에는 삼성전자가 생활가전 분야에서 영국 왕실이 수여하는 최고 권위 인증인 '퀸 로열 워런트'를 받기도 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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