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면서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MG손해보험이 매각 절차의 신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예비입찰 과정을 생략한다.

23일 금융투자업계와 보험업계에 따르면 MG손보는 이달 말로 예정됐던 예비입찰을 건너뛰고 내달 중순 중 곧바로 본입찰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러한 결정에는 우리은행 등으로 구성된 대주단들이 연말까지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MG손보를 가져가기 쉽지 않은 상황 등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부실금융기관으로 재차 지정된 상황인 만큼 대주단 입장에서는 빠른 매각을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안다"며 "예비입찰을 거쳐 매각가(價)를 조율하는 과정보다는 바로 본입찰을 진행해 진성 원매자를 빠르게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선 MG손보의 매각이 실제로 성사될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많다.

최근 잇단 금리인상과 내년부터 적용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등이 MG손보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은 딜의 매력도를 끌어올리는 요인이지만, 예금보험공사 또한 공개매각을 예고한 상황인 만큼 직면한 리걸 리스크를 더 크게 보는 시각도 있다.

IFRS17 도입이 임박한 만큼 적정가에 대한 합의를 하기 쉽지 않다는 점과 이번 딜을 둘러싼 당사자들의 이해관계가 상이하다는 점도 문제다.

올해 1분기까지 84억원 수준의 당기순손실을 냈던 MG손보는 최근 손해율이 개선되자 상반기 기준 적자 규모가 34억 원까지 축소됐다. 이는 2분기에 50억원 수준의 흑자를 냈다는 의미다.

특히, MG손보는 IFRS17 도입 이후 순자산 규모가 5천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 미국이 3회 연속 '자이언트스텝'(한번에 기준금리 75bp 인상)을 단행하는 등 보험사를 둘러싼 여건이 급격히 개선 중인 점을 고려하면 순자산 규모는 더욱 확대될 여지도 있다.

손보사들의 경우 확정형 고금리 장기 저축성 상품을 대거 보유한 생명보험사들과 달리 수익성 높은 보험 상품을 파는 데 집중해 온 만큼 IFRS17 체제에선 더욱 유리한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MG손보는 새 제도하에서 이익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는 계약자서비스마진(CSM)이 5천억원 수준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다 보니 현재 시점에서 매각을 서두르는 것이 MG손보의 기업가치 평가절하로 이어질 것을 경계하는 시각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사모펀드운용사(PEF)가 보유 및 투자한 보험사들의 경우 IFRS17 적용 이후 달라진 기업가치를 활용하는 것이 수익률 극대화에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며 "아직은 IFRS17 적용 이후의 기업가치에 대한 컨센서스가 정립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자칫 딜의 신속성만 따지다가 '헐값 매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위기도 감지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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