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정현 한종화 기자 =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간밤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높다는 점을 확인한 뒤 서울채권시장의 추가 약세를 내다봤다.

시장참가자들은 14일 미국 CPI 결과에 따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정책이 더 매파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12일 금통위 기자회견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가 국내 기준금리 종착점이 3.5%라는 시장 기대가 합리적이고 일부 위원은 이보다 낮게 본다고 했지만, 미국 물가 우려에 따라 금통위원들의 생각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이에 따라 이날 서울채권시장에서 채권금리도 약세(금리 상승)를 보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특히 단기물을 중심으로 한 약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시장참가자들은 입을 모았다.

A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미국 CPI가 예상보다 과열된 양상을 보이면서 연말 미국 정책금리가 4.5%까지 치솟을 것은 기정사실로 되는 분위기"라며 "한은도 11월 금통위에서 추가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B 시중은행의 채권 운용역은 "국고채 3년물은 10~15bp(1bp=0.01%포인트) 대폭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10년물 금리 역시 5~10bp는 상승하지 않겠나"고 내다봤다.

이 운용역은 "지난 12일 이 총재가 미국 물가나 주요국 중앙은행 스탠스를 확인하겠다는 점을 시사했다"며 11월 금통위의 빅스텝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C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약세는 맞지만 커브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며 "미국은 플래트닝이 나왔지만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11월과 12월 모두 75bp 인상이 나온다고 해도 우리나라가 그대로 따라갈지는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10월 금통위에서 이창용 총재의 발언에서 매파적 기조가 다소 물러난 느낌이 있어 국내 시장은 플래트닝을 마냥 따라가기가 애매하다"고 덧붙였다.

D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CPI로 이창용 총재가 말했던 전제조건이 또 달라진 것"이라며 "사실 금통위 전부터 미국의 근원 CPI가 높게 나올 것이라는 것은 컨센서스였다"고 예상했다.

그는 "미국의 12월 FOMC 기대까지 재조정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간밤 발표된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시장의 예상치를 전방위적으로 상회했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 물가를 제외한 근원 CPI는 4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의 9월 CPI는 전년 대비 8.2% 상승하며 월스트리트저널(WSJ) 전문가 예상치인 8.1%를 웃돌았다. 지난 6월 9.1%나 7월 8.5%, 8월 8.3%보다는 낮았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다. 9월 근원 CPI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6.6% 상승하며 시장 예상치 6.5%를 넘어섰다. 이는 1982년 8월 이후 40년 만에 최고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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