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수용 기자 = 채권 투자의 매력 중 하나는 계산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만기가 있고 쿠폰 금리가 있어 특정 시기에 얻을 수 있는 수익을 계산하기 쉽다. 이는 계획적인 투자로 이어진다. 특히 달러 자산을 보유할 필요가 있다면 더욱 해외 채권이 필요해진다. 노후 생활 자금을 얼마나 얻을 수 있는지, 자녀의 유학 계획이 있다면 달러 자산을 얼마나 가져갈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자산가들이 달러 포트폴리오를 위해 해외 채권을 담는 이유다.

김미정 교보증권 국제금융부 부서장은 17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환율 움직임을 본 개인 투자자들에게서 달러를 가져가야 한다는 니즈가 늘었다"며 "금리 인상이 마무리될 때를 대비한 저점 매수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미정 교보증권 국제금융부 부서장



올해 들어 교보증권을 통한 해외 채권 거래 규모도 전년 대비 대폭 증가했다.

2021년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 채권 순매수 금액은 9억3천만 달러 수준이었으나, 올해 들어서는 33억3천 달러의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교보증권은 자산형성이 된 50대 이상 투자자들이 해외 채권을 주로 찾는다고 설명했다.

자산 포트폴리오 분산 차원에서 해외 채권에 투자하는 경우도 있다. 주식처럼 일일 변동성에 신경을 쓰지 않고 꾸준하게 쿠폰 이익을 얻고자 하는 성향의 투자자도 많이 찾는다. 또한, 해외에서 거주했거나, 해외 커리어가 있는 투자자들도 지속해서 달러를 가지고자 해외 채권을 찾기도 한다.

교보증권은 해외 채권 투자를 오래전부터 강조해온 증권사다.

국제금융부 내 황지운 부장 또한 해외 채권 전문성을 위해 HSBC에서 영입한 인력이다. 지점에서 해외 채권 관련 문의를 전문적으로 대응하고자 해외 채권 전문가 과정을 운영하기도 했다. 이들은 현재도 지점에서 투자자들과 마주하고 있다.

이 외에도 교보증권은 올해 해외 채권 투자 붐에 한발 앞서 2020년부터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2021년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도 해외 채권 매매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해외 채권 투자자들이 많은 관심을 두는 채권은 미국 국채다.

김 부서장은 "달러 보유 투자자를 중심으로 미국 국채 관심이 높다"며 "금리 수준이 4%에 달하면서 이자 소득을 얻을 수 있고, 금리 인하 시 자본 차익까지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미국 주요 금융사나 우량 소비재 기업이 발행한 채권, 유럽의 우량한 은행이 발행한 채권, 달러 표시 브라질 국채 등 수요도 꾸준하다. 특히 브라질 국채의 경우 비과세기 때문에 세금을 신경 써야 하는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편이다.

향후 해외 채권 투자에 대해선 채권 시장 심리가 얼어붙어 있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현재 레벨이 바닥인지 무릎인지는 알 수 없으나, 굉장히 낮은 수준의 영역이라는 것이다. 최적의 투자 타이밍을 찾기보다는, 투자하는 시점에서 만기까지의 수익률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투자하라는 것이다.

김 부서장은 "4% 이상 금리를 보이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만기 시 그만큼의 수익을 가져가고, 중간에 매도할 수 있는 경우 그 이상의 수익이 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상투' 발언 등 높은 환율에서의 해외 투자 우려에 대해서도 분산 투자를 강조했다.

김 부서장은 "원화로만 투자하는 것은 자산가들에게 맞지 않아 항상 통화도 분산해야 한다고 말한다"며 "자산의 20~30% 정도는 달러를 보유해야 위기에 대응하기 좋다"고 설명했다.

해외 채권 투자라고 해서 주식과 크게 다른 것은 없다. 자신이 투자하고 싶은 종목이 있다면, 이 기업의 주식을 살 것인지 채권을 살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다. 이 결정은 투자자들의 투자 성향에 따라 갈릴 뿐이다.

교보증권에서도 채권 적정 목표 수익률을 말할 때 예금보다 2~3%포인트(P) 높은 수준을 말한다. 조금 더 공격적인 투자자의 경우 4~5%P를 보기도 한다.

김 부서장은 "해외 채권 투자는 긴 흐름의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며 "적정 목표 수익률을 두고, 정해진 날짜에 정해진 이자를 받으면서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sylee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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