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채권 투심…'AAA'급 우리금융 신종자본도 '아쉬운 선방'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우리금융지주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 위한 수요예측에서 연 5%대 금리를 사수했다. 다만 'AAA' 신용등급의 우리금융이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에도 예상보다는 적은 자금이 몰리면서, 얼어붙은 채권 조달 상황을 재차 방증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오는 25일 2천200억원 규모의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다.

최종 발행금리는 연 5.97%로 확정됐다. 금리밴드 상단을 연 6%로 제시하며 올해 시중은행지주 최초 연 6%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뻔했지만, 수요예측 결과 연 5%대 금리를 지켜냈다.

우리금융은 전일 최대 3천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 위한 수요예측에서 총 2천400억원의 자금을 받았다. 우리금융이 금리밴드 상단으로 제시한 연 6%까지 자금이 들어왔다.

신고금액인 2천100억원은 연 5.95%, 2천200억원은 연 5.97% 금리 안으로 자금이 들어왔다. 우리금융은 최종 발행금액을 2천200억원에서 끊으며 연 5%대 금리로의 발행을 이뤄냈다.

하지만 최대 발행 가능 금액이 3천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만족하긴 어려운 결과다.

채권금리가 하루가 다르게 급등하면서 크레디트 시장은 올해 내내 힘겨운 한 해를 보냈다. 자금조달을 위한 채권 발행이 어려워지자 일반회사들은 채권 시장을 떠나 은행 창구에 문을 두드렸다. 그런 와중에서도 은행과 은행지주가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은 '안정성'과 '수익성'이라는 매력에 힘입어 리테일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아왔다.

은행지주 신종자본증권조차 원하는 규모만큼 투자수요를 받지 못했다는 점은 채권 발행시장이 한 달 전보다 더욱 얼어붙은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극심한 채권금리 변동성이 회사채 시장을 압박하는 와중에 '레고랜드' 사태가 겹치면서 투자심리는 더욱 악화했다. 강원도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디폴트(채무 불이행) 사태로 단기 크레디트 시장 분위기가 냉각되면서, 발행시장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지방은행지주인 JB금융지주는 지난 17일 1천억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단 380억원의 자금을 모집하는 데 그치기도 했다.

IB 한 관계자는 "발행시장이 매우 안 좋은 상황에서도 우리금융은 나름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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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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