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대규 사장·스콧 너틀 공동대표 회동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신한라이프와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콜버그크레비스로버츠(KKR) 최고위층 경영진이 만난다. 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선 양사 간 자산운용을 위한 협력이 본격화되리란 분석이 나온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날 성대규 신한라이프 사장과 스콧 너틀(Scott Nuttall) KKR 공동대표 등 양사 주요 경영진이 회동한다.

스콧 너틀 대표는 지난해부터 조셉 배(Joseph Y. Bae·배용범) 대표와 함께 KKR을 이끌고 있다. 방한에 나선 스콧 너틀 대표가 만나는 유일한 보험사 최고경영자(CEO)가 성 사장이란 점에서 양사 간 협력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KKR은 아시아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글로벌 PEF다. 한국 인수합병(M&A) 시장에 직접 조(兆) 단위 투자를 단행하는가 하면, 범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를 조성해 간접적인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KKR은 신한금융그룹과 남다른 인연을 이어온 곳이기도 하다.

두 회사는 2020년 '글로벌 대체투자 파트너십 업무협약(MOU)'을 맺어 해외 대체투자 관련 장기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당시 신한금융은 KKR과 2억 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는데, 지금의 신한라이프 전신이던 오렌지라이프가 펀드 절반에 해당하는 1억 달러를 출자했다. 유럽계 보험사에 적용됐던 건전성 규제인 '솔벤시Ⅱ'가 워낙 깐깐해 그간 오렌지라이프의 자산운용이 보수적으로 이뤄졌던 탓에 출자 여력에 여유가 있어서다. KKR 역시 이러한 신한금융의 보험 자회사 라인업의 향후 출자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는 후문이다.

이번 최고위층 경영진 회동을 두고 신한라이프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선 양사 간 별도운용계정(SMA) 조성 가능성을 높게 내다보고 있다.

SMA는 투자자가 운용사와 일임계약을 체결해 자금을 운용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인 블라인드 펀드와 달리 투자자 요구사항이 반영된 단독 맞춤형 펀드에 가깝다. 다만 충분한 출자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통상 1억 달러 이상의 출자가 필요하다.

이는 기관 투자자들 사이에선 이미 일반적인 위탁 운용 방식이다. 국내에선 행정공제회와 과학기술인공제회, 교직원공제회 등 큰 손들이 SMA를 활용해 해외 투자를 늘리는 추세다.

신한라이프가 KKR과 SMA 계약을 체결한다면 최소 수천억 원 단위가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신한라이프가 그룹 GMS(Global Markets & Securities) 산하에서 운용해온 유가증권 중심 자산 40조 원을 신한자산운용으로 이관한 만큼, SMA 조성 관련 출자는 대체투자 운용을 도맡아온 그룹 GIB(Group&Global Investment Banking) 산하 자금이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올해 상반기 기준 신한라이프의 총 자산은 68조4천676억 원이다. 보험영업 손익은 3천122억원으로 전년보다 7.3% 성장했지만, 자산운용 손익은 973억 원으로 61.7%나 역성장했다. 변동성 커진 시장 탓이다.

보험업계 고위 관계자는 "기존 보험영업으로 손익을 맞추는 게 한계가 있다 보니 자산운용을 얼마나 잘하느냐에 연간 손익이 달려있다. 해외 PEF에 대한 업계 니즈가 많아지는 것은 이러한 수요 때문"이라며 "운용보수를 주더라도 선진 투자를 배우고 성과를 낼 수 있는 파트너를 찾는 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보험사의 숙제"라고 설명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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