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정현 한종화 기자 = 1조6천억원을 장전한 채권시장안정펀드가 '불난' 채권시장에 소방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채안펀드가 캐피탈채를 중심으로 대거 담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21일 채권시장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채안펀드는 이르면 다음주 초 자금을 투입 준비를 완료한다. 이후 채권시장 동향을 주시하며 채권을 매입할 시기와 규모를 탐색할 계획이다. 회사채 시장과 단기자금시장에서 유동성 경색이 발생한 만큼, 이들 시장의 변동성을 주시하며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만큼의 개입을 단행하겠다는 의도다.

채안펀드가 처음으로 매입할 채권은 무엇이 될까. 일단 당국과 시장은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 매입이 중요하다는 데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전날인 20일 채안펀드 가동을 알리면서 "증권사·여전사 등의 유동성 상황을 면밀히 보고 있다"고 했다.

시장은 여전채 매입이 카드사나 캐피탈사는 물론 증권사에도 자금 숨통을 틔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여전채 매입을 통해 당국이 지켜보고 있는 금융사들에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는 증권사들이 여전채를 보유하고 있더라도 처분이 어렵기 때문에 자금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시장은 특히 여전채 가운데서도 캐피탈채 매입이 절실하다고 본다. 최근 금융권 유동성 경색의 주된 원인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위축인데, 카드사보다는 캐피탈사들의 관련 익스포저가 더 많아서다. 채안펀드가 고신용 회사채를 취급하는 만큼, AA-급 이상 캐피탈채를 중심으로 광범위한 매입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A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유동성 경색을 풀려면 채안펀드가 캐피털채와 증권채를 담아줘야 한다. 다만 규모 면에서 캐피털채가 많다"며 "금리가 높게 튄 유통물을 담아주거나 발행 수요 예측에서 미매각이 된 물건을 매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운용역은 "특히 캐피털채 중에서도 비은행 계열사 캐피털채가 유동성이 시급하다"면서 "채안펀드가 AAA~AA급 물건을 취급하는데, 그 가운데 상대적으로 등급이 낮은 AA- 채권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산금채, 중금채 등 특수은행채권이 최근 금리가 급등하고 있지만, 해당 채권을 채안펀드가 매입하는 것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채안펀드에 자금을 공급하는 주요 주체가 특수은행인데, 특은이 특은채를 발행해 마련한 자금을 또 다시 특은채를 매입하는 데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취지다.

jhkim7@yna.co.kr
jhha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8시 37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