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불붙인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스(PF) 단기자금 시장 경색으로 롯데건설이 1조 1천억 원을 스스로 마련하는 동안 정부에서 지원한 금액은 500억 원이 채 안 됐다.

초기 진화에서 실기한 정부가 지원에서도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지난달 18일 실시한 2천억 원의 유상증자에 이어 같은 달 20일 롯데케미칼을 통해 5천억 원을 차입했다.

이후 롯데정밀화학에서 3천억 원을, 롯데홈쇼핑에서 1천억 원을 차입하는 등 총 1조 1천억 원의 자금을 계열사 등을 통해 마련했다.

롯데건설은 유상증자 계획을 밝히면서 국내외 은행과 협의하는 것은 물론 그룹 및 계열사와 다양한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제시했고 이를 착실히 진행하며 시장의 불안을 가라앉혔다.

롯데건설이 막대한 자금을 스스로 조달하는 동안 정부의 지원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지난 4일 발행한 기업어음(CP) 490억 원 정도다. 이 CP는 산업은행이 매입한 것으로 추정됐다.

수도권 중심의 우량 사업장을 다수 보유한 롯데건설로서는 이번 단기자금 시장 경색국면에서 다소 억울한 면이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21일 펴낸 보고서에서 롯데건설이 보증을 제공한 예정사업장 중 수도권 비중이 43%에 이르는 등 전반적인 사업성은 양호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강원도발 돌발 악재만 아니었다면 롯데건설이 1조1천억 원이나 긴급하게 마련할 이유는 없었다고 볼 수 있다.

정부는 강원도발 PF 단기자금 시장 경색에 대응해 50조 원 플러스 알파, 금융지주사를 통한 90조 원의 유동성 공급 등을 뒤늦게 내놓았지만 지원 대상은 주로 금융사에 초점을 맞췄을 뿐 함께 타격을 입은 건설사는 관심 밖에 놓였다.

태영건설이 지난 11일 계열회사인 에코시티개발의 PF 대출 유동화 증권 280억 원을 자체 자금으로 매입한 것도 정부 지원에서 소외된 건설업계의 현실을 보여줬다.

태영은 이에 대해 "자체 자금에 여유가 있기 때문에 사모사채를 매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한국신용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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