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28일 달러-원 환율은 중국의 지급준비율(지준율)인하 조치의 영향을 주시하는 가운데 상승 압력을 받을 전망이다.

겨울철 코로나19 상황이 다시 악화하는 가운데 중국 인민은행(PBOC)의 지준율 인하로 위안화가 약세 흐름을 나타낸 점이 달러-원에 동반 상승 압력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10월 물가 둔화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속도 조절 전망 등으로 달러가 레벨을 낮췄지만, 이번 주 제롬 파월 의장 연설과 물가 및 고용지표 등 주요 이벤트들이 다수 대기 중인 점은 경계심을 자극할 수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PBOC는 지난 25일 지준율을 25bp 인하해 전체 은행 시스템에 가중평균 지준율을 7.8%로 내린다고 말했다. 지준율 인하는 오는 12월 5일부터 발효된다. PBOC의 지준율 인하 조치는 예상됐던 결과다.

제로코로나 정책의 장기화로 경기가 냉각된 가운데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코로나19 상황도 다시 악화되고 있는 탓이다.

중국 당국이 '정밀 방역'으로 전환해 과거보다 봉쇄 조치를 다소 느슨하게 변경했지만, 제로코로나 원칙은 여전하다. 이에따라 최근 수도 베이징을 비롯해 곳곳에서 봉쇄가 다시 강화되는 중이다. 봉쇄에 항의하는 중국 국민들의 시위도 격화되는 등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연일 3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의료 체계가 탄탄하지 않은 중국이 빠른 확진자 증가를 감당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우려도 부상하고 있다.

지준율 인하는 이런 상황에서 경제에 온기를 돌게 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되지만, 위안화에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크다. 지난 4월 지준율 인하 당시에도 위안화는 가파른 약세 흐름을 탄 바 있다.

최근 달러 반락 등을 고려하면 당시와 여건이 다르긴 하지만,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위안화 약세 동력을 다시 점화할 위험도 여전하다. 지난 주말 역외 외환시장에서도 위안화가 약세를 나타냈다.

이는 위안화 프록시 통화로 꼽히는 원화에도 동반 약세 압력을 가할 수밖에 없는 요인이다.

반면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의지가 주목 받으면서 증시가 긍정적으로 반응한다면 위안화 및 원화의 약세 압력을 중화할 가능성도 있다.

달러-원이 위안화와 중국 증시의 반응 등에 민감하게 동조되면서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다.

달러 약세 분위기도 숨 고르기를 보일 수 있는 시점이다. 미국 10월 물가 반락부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의 속도조절 방침 확인까지 달러를 끌어 내릴 수 있는 재료들이 한차례 소화됐다.

이번 주는 파월 의장의 연설과 10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11월 고용지표까지 다수의 이벤트가 대기 중이다.

달러의 강세 추세는 반전되긴 했지만, 물가나 고용의 둔화 여부를 확인하려는 심리는 강할 수 있다.

한편 이날 국내에서는 추경호 부총리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이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연다. 연말 국내 자금시장 안정화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에서는 필립 로우 호주 중앙은행 총재의 연설이 예정됐다.

추수감사절 연휴에 따른 조기 폐장 가운데 지난 주말 뉴욕 증시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45% 올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03% 떨어졌고, 나스닥지수는 0.52% 밀렸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은 큰 폭 올랐다. 달러-원 1개월물은 1,335.25원(MID)에 최종 호가했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60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323.70원) 대비 12.15원 오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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