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에는 보수적 접근 필요…이후 베트남·반도체 등 주식형 ETF서 기회"

(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한상민 기자 = 작년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을 견인한 상품은 채권형 ETF였다. 적어도 연초까지는 작년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가격 메리트가 부각돼 일부 주식형 ETF도 눈길을 끌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7일 연합인포맥스 ETF 기간등락(화면번호 7107)에 따르면 작년 기준 순자산 증감 상위 10개 종목 중 3개 상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금리·채권형 ETF가 차지했다.

금리 상품인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 ETF와 KODEX KOFR금리액티브(합성) ETF 순자산은 각각 3조4천392억 원, 2조9천814억 원가량 증가했다.

이외에도 KODEX 종합채권(AA-이상) 액티브 ETF, TIGER 단기통안채 ETF, KBSTAR 단기통안채 ETF 등이 순자산 증감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작년 전체 ETF 중 순자산 증감 상위 10개 종목
출처: 연합인포맥스



고물가로 강도 높은 긴축 정책이 이어지자, 주식형 ETF의 부진과 채권형 ETF의 고금리 메리트가 맞물려 금리·채권형 상품의 순자산이 큰 폭 늘어났다.

◇올해도 채권형 ETF가 대세

올해 투자자들은 채권을 포함한 인컴형 상품에 주목할 것으로 전망됐다.

각국의 중앙은행이 당장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크지 않고,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어 채권과 월배당 상품 등을 포함한 인컴형 자산에 관심이 쏠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운용센터장은 "대부분의 전문 투자자들이 경기 둔화 혹은 침체를 예상해 증시를 긍정적으로만 바라보기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배당형, 더 넓게 보자면 채권을 포함한 인컴형 ETF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권 ETF에서 양극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금정섭 KB자산운용 ETF마케팅본부장은 "금리가 올라올 만큼 올라왔으니 추후 금리가 안정화되면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다"며 "시장의 위험 자산이 언제 더 내릴지 타이밍을 재고 있는 대기성 자금들도 꽤 있어 해당 자금들은 초단기물에 투자할 수 있다"고 했다.

◇ETF도 '상저하고'…연초 이후 주식형 ETF에 기회 오나

연초에는 채권형이, 이후 반등 시점이 도래할 경우 주식형 ETF가 주목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경준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고금리를 유지하는 현 상황에서 만기매칭형 채권 ETF를 사서 높은 금리를 확정하는 게 첫 번째 합리적 선택"이라며 "이후 금리가 낮아질 것을 생각해 듀레이션이 긴 30년, 20년 채권으로 넘어가 수익을 낸 다음 턴어라운드 되는 주식형 ETF를 사는 게 단계의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 역시 "연초에는 테마지수보다 시장지수, 인컴형지수, 자산 배분형 등으로 보수적인 자금흐름이 유지될 것"이라면서 "주식시장의 조정이 마감되고 본격적으로 반등하는 시점에 섹터·테마별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 메리트 충분한 주식형 ETF…"베트남, 반도체 눈여겨볼 것"

주식형 ETF의 경우, 큰 폭으로 조정받은 만큼 가격 메리트가 부각될 여지도 있다.

김성훈 한화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지수형도 작년에 나스닥 지수가 30% 정도, 코스피는 25%가량 조정받았다"며 "증시가 좀 더 조정을 받을 수 있지만, 시장 회복 정도에 따라서 지수형도 충분히 투자할 만한 상황"이라고 했다.

신흥국과 반도체에서 기회를 살펴볼 것을 조언하기도 했다.

김찬영 한국투자신탁운용 디지털ETF마케팅본부장은 "베트남 증시가 지난해 30% 가까이 하락했고, 애플 제품도 베트남에서 생산한다는 호재도 있어 베트남을 중심으로 신흥국들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며 반도체 사이클은 바닥을 딛고 있는데 주가는 선행하는 특성이 있어 반등 여지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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