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구간보다 채권 전반에 투자…회사채 ETF 대안 될 수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기자 = 종합채권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이 쏠리고 있다. 어느 구간에서 확실하게 차익을 얻는다는 보장이 없지만, 금리 인상 기조가 막을 내릴 것으로 예측되면서 채권시장 전반에 자금이 유입된 영향이다.

19일 연합인포맥스 ETF 기간등락(화면번호 7107)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순자산이 가장 많이 증가한 상품은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 ETF다. 한 달 동안 7천466억 원가량 커졌다.

KODEX 종합채권(AA-이상)액티브 ETF가 순자산 5천921억 원 증가로 그 뒤를 이었다.

순자산증가 상위 10개 상품으로 범위를 넓혀보면 10개 중 4개는 종합채 ETF가 차지했다.

KODEX 종합채권(AA-이상)액티브 ETF 이외에도 KBSTAR KIS종합채권(A-이상)액티브, ACE 종합채권(AA-이상)KIS액티브, ARIRANG 종합채권(AA-이상)액티브 ETF는 각각 2천864억 원, 2천450억 원, 1천788억 원가량 순자산이 늘어났다.

◇채권 강세 전망 지배적…'베팅은 자제'

주식과 비교해 채권 강세가 예상되면서 투자 자금이 채권 시장 전반으로 흐르고 있다.

미국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하락하는 등 물가상승률도 주춤하자,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조만간 종료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다만, 채권시장 내에서 특히 어떤 채권이 강세를 보일지는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고채 금리의 경우 작년 10월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 금리는 각각 3.390%, 3.337%다. 이 이상으로 금리가 내리더라도 소폭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고채 3년물 금리(붉은색 선)와 10년물 금리(파란색 선) 추이
출처: 연합인포맥스




이 때문에 특정 구간에 포지셔닝하기보다는, ETF로 채권 시장 전반에 투자해 보수적으로 접근했다는 분석이다.

박승진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된다는 점은 명확한데, 추가로 국고채 금리로 차익을 누릴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많을 것"이라며 "카테고리를 딱 선택하기보다는 전체적으로 뭉뚱그려서 채권 포지션을 잡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리 레벨이 팬데믹 이전보다 높기도 해 채권시장에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 역시 깔려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공원배 KB증권 ETF 상품 분석가는 "현재 금리 레벨이 중요하다"며 "금리 레벨이 많이 올라와서 하락하면 하락하는 대로 자본차익을 거두고, 올라가도 금리, 즉 이자가 받쳐주니 시세 차익 부분을 일부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 매력적인 회사채 ETF…추후 대안될까

채권 ETF 수요가 회사채 ETF로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회사채의 경우 AA-등급 이상 3년물 금리는 현재 4.56%를 기록하고 있다. 국고채 대비 매력적인 수준의 금리 레벨을 유지하는 중이다.

신용 리스크가 우려될 순 있지만, ETF에 담긴 회사채의 경우 대부분 A등급 이상을 담고 있어 디폴트가 부각될 여지는 크지 않다. ETF라는 상품 특성상 분산 투자 역시 리스크를 낮추는 요인이기도 하다.

공원배 상품 분석가는 "크레디트 이슈가 나타날 수 있지만, 회사채 ETF의 경우 투자 등급이 A 이상이라 디폴트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국채 정도 수준의 금리를 만족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개인보다는 기관 중심으로 회사채 ETF 수요가 커질 것으로도 예측됐다.

자산운용사 한 채권운용역은 "국내 회사채 ETF 듀레이션이 길지 않아 금리와 스프레드가 빠지는 게 숫자가 눈에 보일 정도로 뚜렷하지는 않는다"며 "기관의 경우 회사채 스프레드를 보기도 하고 금리 변동에 민감한 편이지만, 개인은 결국 가격"이라고 말했다.

joongj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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