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채권시장의 개인투자자들이 작년부터 순매수 규모를 크게 늘리면서 기관 못지않은 큰손으로 떠올랐다.

개인투자자들은 만기가 짧은 크레디트 채권뿐만 아니라 초장기 국고채까지 사들이면서 운용 종목도 다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연합인포맥스 투자 주체별 거래종합(화면번호 4565)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부터 개인의 채권투자가 크게 증가하면서 한 달 순매수 규모가 3조 원을 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나타났다.

개인은 매도가 적고 채권을 거의 일방향으로 매수하는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에 거래량에 비해 순매수 규모가 크다. 다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지난 1월 개인의 채권 순매수 규모는 3조176억 원으로 종금·금고의 3조473억 원과 비슷했고, 3조4천338억 원의 순매도를 기록한 외국인의 물량을 받아내는 수준이었다.

개인들의 투자 규모는 작년 1분기까지만 해도 한 달에 1조 원이 채 안 돼 채권 시장에 영향을 줄 만한 규모가 아니었다. 그러다 4월 1조 원을 넘은 뒤 점차 증가세를 나타냈고, 3분기에는 채권 투자 열풍을 타고 매달 3조 원이 넘는 자금이 순유입했다.

연합인포맥스


이와 별도로 채권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개인 채권 투자도 유입하고 있다.

연합인포맥스 ETP 기간매매동향(화면번호 7131)에 따르면 작년 한 해 개인들의 채권 ETF 순매수 규모는 약 3천500억 원 규모를 나타냈다. 올해는 1월 들어서만 1천억 원이 넘게 유입해 속도가 빠르다.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성향도 변화하고 있다.

작년 11월에는 개인들의 투자 종목 상위권에 만기 2~3년의 한국전력공사 채권이 3종목 몰렸다. 그런데 올해 들어 한전채의 인기는 떨어졌고 순매수 1위는 4천436억 원이 유입한 국고 20년 비지표물 19-6이 차지했다. 2위 역시 국고 3년 비지표물인 20-8로 1천453억 원이 순유입했다.

다만 3위 종목은 467억 원이 순유입한 올해 7월 만기의 더하이스트제팔차1-1였고 5위는 2024년 7월 만기인 미래에셋캐피탈27-2(376억 원 순유입)였다. 만기가 짧고 높은 금리를 주는 종목에 대한 선호도 여전히 크다는 얘기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순매수 상위 채권들을 살펴보면 개인들의 국고채 매수 욕구가 다양해졌음을 알 수 있다"며 "일부 개인투자자는 기존보다 더 긴 만기의 국채에 대한 투자 욕구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들의 투자금은 기관투자자 위주였던 기존 채권시장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자금이라는 점에서 채권 강세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기존 채권시장 내 자금과 별도로 진짜 현금이 시장에 들어오고 있어 채권 강세가 심화하고 있다"며 "작년 금리 상승기에 아무도 채권을 사려 하지 않던 것과는 완전히 달라진 분위기"라고 말했다.

jhha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8시 31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