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CFO 출신 김기환 사장, 2년 연속 80%대 연간 성장 시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KB손해보험이 그룹 내 비은행 자회사의 캐시카우로 우뚝 섰다. 투자 영업이익도 1조 원을 훌쩍 넘어섰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으로 5천577억 원을 거뒀다. 직전 연도와 비교해 2천599억 원, 무려 84.8%나 급증한 숫자다.

희망퇴직 비용 210억 원과 대형화재 보상 관련 손실 100억 원이라는 계절적 요인이 반영한 탓에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은 370억 원에 그쳤다. 하지만 이 역시 분기 기준으로는 성장한 결과다.

KB손해보험이 순이익 기여도로 그룹 내 비은행 자회사 1위에 올라선 것은 5년 만의 일이다. 그간 이익기여도는 KB증권이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KB증권은 시장 부침 탓에 65.3%나 역성장했다. 4분기 당기순이익은 직전년도 대비 97.4%나 급감했다.

KB손해보험의 경우 지난해 보유 중인 부동산을 매각하며 발생한 1천570억 원의 일회성 이익의 덕이 컸다. 직전년도 310억 원에 그쳤던 일회성 요인 규모가 지난해 1천520억 원까지 확대된 점은 1천억 원 가까이 늘어난 연간 순이익의 주효한 배경이기도 하다.

하지만 단순히 건물 매각으로만 쌓아 올린 '반짝' 경영실적은 아니었다.

보험업계에선 질적 양적으로 KB손해보험이 성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KB손해보험은 보험 영업손익의 적자 규모를 절반 가까이 줄였다.

이 기간 원수 보험료는 6.2% 늘었고, 경과보험료는 5.7% 성장했다. 손해율 역시 82.5% 2.4%포인트(P) 개선됐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1조 원을 넘어선 투자 영업이익이다.

KB손해보험의 투자 영업이익은 지난해 1조1천110억 원을 기록했다. 직전 연도(9천470억 원)와 비교하며 17.3% 성장한 결과다.

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인 김기환 사장은 취임 첫해였던 지난 2021년부터 적극적으로 운용자산을 리밸런싱했다. 선제 포트폴리오 조정은 해마다 투자 영업이익을 극대화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KB손해보험은 원화 채권을 늘리고 주식 비중을 소폭 상향 조정했다. 대출채권 역시 직전 연도에 이어 보유 비중을 늘렸다.

부동산은 절반으로 줄이고 대신 현금과 예치금 비중은 60% 가까이 늘렸다.

지난해 매크로 환경이 금리 발작을 계기로 변동성이 극대화했던 만큼 올해 투자 기회를 엿보기 위한 조정이 투자이익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그 결과 KB손해보험의 연간 운용자산 이익률은 3%대를 돌파하게 됐다.

고수익자산을 좇는 KB손해보험의 투자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손보 업황이 워낙 좋았지만, KB손보의 경우 매년 보험 적자를 줄이는 체질 개선과 눈에 띄는 투자이익으로 질적 성장을 이어나가는 대표적인 곳"이라며 "일찌감치 KB손보 연간 순익이 6천억 원에 육박하리란 이야기가 많았다. 옛 LIG손해보험을 인수한 시너지가 김기환 사장 체제에서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
[KB손해보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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