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내년 금융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교보생명이 구체적인 로드맵을 마련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관건은 주주 설득과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통과 여부다. 앞서 상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경영권 마찰을 둘러싼 법적 분쟁에 발목이 잡힌 만큼 얼마만큼 주주들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가 금융지주사 체제 전환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교보생명은 9일 이사회를 열고 금융지주사 설립 추진 안건을 논의한다. 교보생명은 늦어도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금융지주사 신설을 위한 인적 분할과 자회사 편입, 금융당국 승인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교보생명은 신창재 회장과 그의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36.91%를 제외한 대다수 지분을 재무적투자자(FI)들이 나눠 소유하고 있다.

오랜 시간 교우해온 코셰어 인베스터스(9.79%)와 타이거홀딩스(캐나다 온타리오 교직원연금·7.62%)를 비롯해 가디언홀딩스(어피너티·9.05%), KLI인베스터스(어펄마·5.33%), 헤니르 유한회사(IMM PE·5.23%), KLIC 홀딩스(베어링PEA·5.23%), 한국수출입은행(5.85%), 에이핀 인베스트먼트(싱가포르투자청·4.50%) 등이 대표적이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어펄마를 시작으로 주요 주주들을 대상으로 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한 논의와 설득을 이어왔다.

이미 일부 주주들은 금융지주사 체제 전환에 찬성 의사를 밝힌 상태다.

현재 추가 설명회를 이어가고 있는 교보생명은 지주사 체제 전환을 통한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를 골자로 한 설득 작업을 이어갈 방침이다.

로드맵 완성을 위해서라면 교보생명은 늦어도 연내 금융당국에 지주사 설립 및 자회사 편입 승인을 신청해야 한다.

향후 그룹의 주력 자회사가 될 교보생명이 아직 비상장사인 만큼 금융당국이 이를 승인해 줄지는 미지수다.

물론 금융지주사법상 비상장사에 대한 지주사 전환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다만 대주주 적격성 심사 과정에서 FI들과의 법적 분쟁에 내포된 리스크 관리를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에 현재 진행하고 있는 주주 설득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다.

IB 업계에선 FI 입장에서 교보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을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게 중론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지주사 체제 전환 자체가 기업 가치 상승을 전제로 한 작업"이라며 "순서만 바뀌었을 뿐 향후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IPO까지 성공한다면 주주로서는 엑시트할 출구전략이 다양한 루트로 마련되는 셈"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현재 진행 중인 어피니티와의 관계 설정에 대한 해석 역시 주요한 정성적인 판단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교보생명은 지난 2018년 이래 어피니티와 풋옵션 가격 평가를 둘러싼 법적 공방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 재판부가 2심에서도 어피니티 측의 손을 들어주자 교보생명은 상고를 준비 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상장사, 비상장사를 가리지 않고 지배구조 안정성과 투명성이 중요해졌다"며 "시장에서 보는 경영권 분쟁 리스크가 사라지고 지배구조가 안착할 수 있어야 지주사 전환도 가능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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