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다운·바텀업으로 채권 시장 접근…알파 전략도 병행"

[※편집자 주 = 저출산과 고령화, 인플레이션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자본시장에서 투자자들이 만들 수 있는 캐시 인플로우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자산 배분의 헤지 개념에서 대안 투자의 중요성이 커졌지만, 부동산과 원자재 등은 가격의 급등락이 커 안정적인 투자 수단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지난해 채권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한 '채린이(채권+어린이의 합성어)'는 이런 투자 수요를 보여주는 단면입니다. 주식의 배당과 함께 채권의 이자 쿠폰은 개인은 물론 기관 투자자에게 '따박따박' 꽂히는 안정적인 캐피탈 게인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에 연합인포맥스는 '채권을 사자' 기획을 2월 한 달간 송고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한상민 기자 = 크레디트 채권은 '만인의 투자처'가 된 지 오래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이어가고 있어 연초부터 투자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이 중에서도 단기, 우량 회사채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단기물의 금리가 상단 부근에 머물러 있어 중장기물 대비 더 높은 금리 하락 폭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신용 리스크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우량 회사채의 강세 역시 점쳐지고 있다.

시장 분석 측면에서 매크로 적인 접근(탑다운)과 개별 및 섹터별 접근(바텀업)을 병행하면서 운용상 알파 전략을 적극적으로 도모한다는 점은 한화운용의 강점으로 꼽혔다.

차진섭 한화운용 글로벌채권본부장은 14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소 완화돼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 정책이 거의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며 "금리를 계속 인상해왔던 터라 약한 수준의 경기 둔화가 하반기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전망한다"고 말했다.

차진섭 한화자산운용 글로벌채권본부장
출처: 한화자산운용



경기 침체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는데도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회사채가 강세를 띨 것으로 내다봤다.

차진섭 본부장은 "국내 기업 실적이 다소 악화했지만, 스프레드가 확대될 정도로 악화하는 추세는 아니다"며 "수익률 커브가 역전돼 있는 상황이다. 높은 단기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어 이를 웃도는 상품에 투자해야 하는데, 그 수익률을 충족하는 건 회사채뿐"이라고 설명했다.

회사채 중에서도 신용 리스크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우량 회사채의 강세를 예상했다.

당국의 유동성 지원 등으로 레고랜드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기보다는 지연된 측면이 있어 우량 등급 중심으로 선별적 투자가 요구된다는 이유에서다.

만기 측면에서는 단기 금리가 상단에 위치해 단기물이 좀 더 유리하다고 내다봤다.

국내 금리와 미국 금리는 상당 부분 비슷하게 움직이는데, 향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인상 폭이 25bp~50bp 정도로 예측되는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금리 인하 기대가 하반기부터 커질 경우, 단기 금리가 상대적으로 크게 하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장기 금리는 경기 둔화를 반영해 큰 폭으로 움직이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차진섭 본부장은 특히 해외 단기 하이일드 채권을 추천했다.

차 본부장은 "하이일드로 분류되는 채권에는 국내 기준 AA와 같은 우량한 종목이 담겨 있다"며 "국내 기준으로는 상당히 우량해 크레디트 리스크가 굉장히 낮은 채권들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한화운용은 본부 차원에서도 리서치 역량 및 입체적 분석 기법, 다양한 알파 전략 등을 통해 운용 역량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리서치 측면에서는 매크로를 담당하는 이코노미스트뿐만 아니라 크레디트 리스크를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팀을 갖추고 있다. 개별 종목과 산업 섹터, 그리고 크레디트 시장 전반을 분석하며 운용상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다. 뉴욕에는 별도 데스크를 마련해 현지 직원들과 함께 크레디트 분석에 힘을 쏟고 있다.

리서치 팀의 분석 자료를 바탕으로 채권 시장을 입체적으로 조망한다. 매크로 관점에서 채권 시장에 접근하는 탑다운 형식뿐만 아니라 크레디트 팀과 뉴욕 데스크의 분석 데이터를 바탕으로 종목과 섹터에 접근하는 바텀업 형식을 병행해 시장 전체를 살펴본다.

이외에도 한화운용은 적극적인 운용을 독려하고 있다.

리스크를 짊어질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채권 상품을 운용하되, 그 안에서 다양한 전략을 사용해 알파를 추구한다는 점도 특징 중 하나다.

차진섭 본부장은 "리서치에 기반한 결과에 따라 프런트 오피스에서 투자한다"며 "코어 전략이나 내부 리스크 한도라는 큰 줄기를 따르되, 그 안에서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했다.

작년부터 채권에 관심을 보이는 '채린이'들을 위한 투자 방식으로 차 본부장은 공모 펀드를 추천했다.

펀드라는 특징상 포트폴리오 내 다양한 채권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리테일 채권 대비 리스크는 낮아진다.

또한, 운용역의 전문성을 이용할 수 있고, 채권 만기에 구애받지 않고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은 공모 펀드만의 장점이기도 하다.

차진섭 본부장은 "개별 채권 투자는 개인 판단에 따른 결정이며 펀드는 매니저의 전문성을 사는 것이기 때문에 펀드가 개인에게 맞는 투자 스킴"이라면서 "채권의 경우 만기가 끝나면 채권 투자가 종료되는 반면, 펀드는 금리가 더 내려갈 것 같다고 판단된다면 환매를 하지 않고 투자를 이어가면 된다"고 짚었다.

작년 말부터 시중 금리가 다소 하락해도 여전히 채권 투자 매력은 크다고 조언했다.

차 본부장은 "연초 급격하게 금리가 내려오고 스프레드도 축소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커질 순 있다"며 "추세적으로 본다면 올해는 채권 전체적으로 (수익률이) 플러스일 가능성이 커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joongj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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