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은 중요한 자산 ETF 등 활용…채권시장, 퇴직연금 통해 발전할 것"

[※편집자 주 = 저출산과 고령화, 인플레이션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자본시장에서 투자자들이 만들 수 있는 캐시 인플로우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자산 배분의 헤지 개념에서 대안 투자의 중요성이 커졌지만, 부동산과 원자재 등은 가격의 급등락이 커 안정적인 투자 수단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지난해 채권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한 '채린이(채권+어린이의 합성어)'는 이런 투자 수요를 보여주는 단면입니다. 주식의 배당과 함께 채권의 이자 쿠폰은 개인은 물론 기관 투자자에게 '따박따박' 꽂히는 안정적인 캐피탈 게인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에 연합인포맥스는 '채권을 사자' 기획을 2월 한 달간 송고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한상민 기자 = 퇴직연금 시장에서 그동안 안전자산은 채권이 아닌 예금을 지칭했다. 특히 개인 입장에서 예금은 원금에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익숙한 투자처이기도 했다.

고금리 환경이 도래하면서 인식은 바뀌기 시작했다. 예금보다 높은 이자율은 물론, 자본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자 수요는 폭발적으로 커졌다. 채권 상장지수펀드(ETF) 등 관련 상품이 많이 늘어난 것은 이를 방증한다.

삼성자산운용은 올해 '상고하저' 형태로 금리 흐름이 전망되는 만큼 장기 국채와 공사채가 유망할 것으로 내다봤다. 굳이 장기채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투자 목적이나 방식에 따라 공모 펀드 등 다양한 상품을 활용해도 충분한 시기라고 조언했다.

유영재 삼성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은 16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도 연금 자산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목돈이 커질 텐데, 그 목돈을 운용하는 데 있어 채권은 중요한 자산"이라고 말했다.

유영재 삼성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
출처: 삼성자산운용



개인 입장에서 반드시 마련해야 하는 노후 자산이기에 보수적으로 운용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예금 편향적으로 운용되는 측면도 있는데, 여러모로 따져봤을 때 예금보다 채권의 매력이 훨씬 크다고 유 본부장은 강조했다.

유영재 본부장은 "대부분 1년 단위로 예금이 이루어지는데, 지금 1년 이자가 높다고 해서 내년과 내후년 이렇게 장기적으로 비교해보면 채권에 투자하는 게 좋다"며 "(퇴직연금에) 채권 펀드 혹은 ETF 포트폴리오를 편입하는 걸 추천한다"고 했다.

퇴직연금 계좌에 주식형 상품을 담은 개인들도 많은 만큼 채권 상품의 니즈 역시 마련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유영재 본부장은 "장기 채권과 주식은 트레이드 오프(trade off·상충 관계)가 있다"며 "주식 비중이 큰 사림일수록 장기 채권 투자를 늘려놓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점에서 (채권) 관심은 이어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채권 매력이 부각된 배경으로는 팬데믹 이후 가팔라진 시중 금리가 자리한다.

여기에 최근 인플레이션이 진정되면서 시중 금리는 다시 내림세를 보였다. 작년 말과 비교해 이자 수준은 줄었으나, 채권 금리 하락에 따른 자본 차익까지 노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최근 장단기 금리 역전 역시 같은 맥락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유영재 본부장은 "우리나라 잠재 성장률이 2%라는 점을 고려하면 기준금리 3.5%는 높은 수준이라는 인식이 반영됐다"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을 멈추고 인하할 수 있다는 기대도 있고, 수익률 측면에서 장기채가 유리하다고 보고 있기도 해 커브가 역전돼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유 본부장은 올해 유망 채권으로 장기 국채와 공사채를 꼽았다.

하반기 이후 금리가 하향 안정세로 접어든다면 금리 변동에 민감한 장기채가 자본 차익 측면에서 좀 더 유리하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장기채 금리는 현재 3%를 웃도는 상황이다. 장기 국채와 공사채에 투자한다면, 꾸준하게 안정적으로 금리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유영재 본부장은 "잠재 성장률이 현재 2%대 초반대인데, 그 부분도 계속 낮아지는 추세라는 점 고려하면 장기채 금리 수준은 여전히 높다"며 "현재 금리 전망이 선반영돼 (금리가) 다소 낮아지긴 했어도 30년짜리 국채 등에는 여전히 투자할 만하다"고 말했다.

장기채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투자 목적에 따라 다른 상품에 투자해도 충분하다고 조언했다.

유 본부장은 "단기적으로 투자해 이자만 얻길 바란다면 3년짜리 채권을 사도 된다"며 "ETF의 경우 종합 채권부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등 다양한 상품이 있고 보수 역시 싼 편이라 자기 투자 스타일에 따라 상품을 선택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했다.

삼성운용은 투자자 니즈에 발맞춰 현재 내부적으로 시스템을 정비하고 있다.

자체 제작 운용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어 매니저가 직접 커스터마이징하는 등 활용성을 극대화하고 있으나, 추가 정비해 더 나은 투자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유영재 본부장은 "올해 삼성운용 내 IT TF를 만들어 자산운용 부문 내 정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시대 변화나 고객 니즈에 맞추지 못하면 시스템은 항상 낙후될 수밖에 없어 이를 보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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