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선제적 인하할 수도…모든 운용역 리서치 능력 갖춰"

[※편집자 주 = 저출산과 고령화, 인플레이션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자본시장에서 투자자들이 만들 수 있는 캐시 인플로우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자산 배분의 헤지 개념에서 대안 투자의 중요성이 커졌지만, 부동산과 원자재 등은 가격의 급등락이 커 안정적인 투자 수단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지난해 채권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한 '채린이(채권+어린이의 합성어)'는 이런 투자 수요를 보여주는 단면입니다. 주식의 배당과 함께 채권의 이자 쿠폰은 개인은 물론 기관 투자자에게 '따박따박' 꽂히는 안정적인 캐피탈 게인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에 연합인포맥스는 '채권을 사자' 기획을 2월 한 달간 송고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한상민 기자 = "10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시기."
한수일 NH아문디자산운용 채권운용부문장은 최근 2~3년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고령화, 저출산, 잠재 성장률 하락 등으로 저물가 기조는 이어졌지만,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우연이 겹치면서 이례적인 금리 수준을 형성했다.

이때야말로 적극적으로 채권을 사들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평균 금리 대비 높은 수준이기에, 상반기까지는 저등급 회사채를 제외한 대부분의 채권에 투자할만하다고 강조했다.

한수일 부문장은 17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어 기준금리 인상은 올해 1분기, 늦어도 2분기 내로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며 "ISM 제조업지수가 경기 침체를 예고하는 기준선 50 이하로 하락하는 등 경기 둔화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수일 NH아문디자산운용 채권운용부문장
출처: NH아문디자산운용



높은 기준금리가 유지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로 달러 약세를 꼽았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적 긴축(QT), 일본·중국의 미 국채 대량 매도 등의 여파로 달러가 약세를 띠기 시작했고, 이에 미국 시중 금리도 하락하기 시작했다는 이유에서다.

무엇보다 미국보다 먼저 우리나라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수일 부문장은 "환율이 안정세를 보인다면 수출 기업 보호를 위해서라도 한국이 먼저 (금리를) 내릴 수 있다"며 "설령 중국이 리오프닝 한다고 해도 우리나라는 중간재를 중국에 수출해 미국에 파는데, 미중 무역 마찰로 수출이 늘어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달러가 약해지고 원화 강세가 일어난다면 한국은행은 금리를 인하해 원화 약세를 유도할 수도 있다"며 "올 4분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올해 투자할 만한 채권으로 국채, 공사채, 우량 회사채 등을 추천했다.

한수일 부문장은 "국채 중심으로 기준금리 3.50%를 하회했었고, 그 역전 기간이 길어질 것으로 전망돼 기준금리를 상회하는 크레디트물에 대한 관심은 이어질 것"이라며 "부동산 관련 업종과 저등급 회사채의 경우 부진한 경기로 인한 신용등급 하락 우려가 있어 우량 회사채 및 공사채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또한 "높아진 금리는 최소 1년 이상 유지될 것으로 예상돼 모든 만기물에서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NH아문디운용은 위와 같은 리서치 결과가 운용 성과로 이어지도록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리서치 전담팀의 자료를 참고해 운용하는 게 아닌, 모든 운용역이 실제 리서치 뷰를 내놓고 그 결과를 모델 포트폴리오에 적용한다. 운용역 한명 한명이 채권 애널리스트인 셈이다.

이는 채권의 성격과도 관련이 있다.

채권은 주식처럼 종목 효과가 크지 않은 자산이라 매크로와 크레디트 시장에 대한 이해 수준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게 한수일 부문장의 설명이다.

한 부문장은 "미팅 때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놓아야 모든 펀드 성과가 개선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전 직원은 자기 리서치 결과물을 구체적인 숫자로 항상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NH아문디운용은 연간 전망에 입각해 중장기 전망을 도출하며 이를 기준으로 채권을 운용하고 있다.

이전보다 높아진 금리만으로 개인은 채권에 투자하기 충분하다고 조언했다.

장기적으로는 중립 금리 수준으로 내려갈 수 있어 이자, 자본 차익 등을 통해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게 그 이유다.

특히 한수일 부문장은 초장기 국채 투자를 추천했다. 중립 금리 이상으로 꾸준하게 이자를 얻을 수 있어 퇴직연금 투자처로 매력이 크기 때문이다.

한 부문장은 "퇴직연금 운용과 같은 장기 투자의 최대리스크는 장기적 금리 하향 추세에 따른 재투자 리스크"라면서 "3년 이하 등의 회사채 투자로는 한계가 있어 초장기채에 투자할 만하다"고 말했다.

다만, 어느 한 방식으로만 투자하기보다는 투자할 자산에 따라 달리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수일 부문장은 "퇴직연금 관심도 많은 만큼 채권 비중을 늘려야 한다. 특히 초장기 채권은 이자를 꼬박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좋다"며 "크레디트 채권은 개별 리스크를 떠안게 돼 리스크가 적절히 분산되고 종목 리밸런싱이 이루어지는 펀드로 접근하는 게 좋다"고 했다.

joongj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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