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를 불과 며칠 앞두고 국고채 금리가 이례적인 급등세를 나타냈다.

미국 등 해외 금리의 상승과 달러-원 환율의 급등 등 불안 요인 때문인데, 채권시장에서는 2월 금통위가 매파적 재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

20일 연합인포맥스 최종호가수익률(화면번호 4511)에 따르면 국고 3년과 10년 금리는 전 거래일 각각 13.5bp, 15bp 상승한 3.639%, 3.626%를 나타냈다.

주간 상승세도 가팔랐다. 국고 3년 금리는 최근 2주간 52.9bp, 국고 10년 금리는 47.8bp 올랐다. 지난 10년간 국고 3년물의 주간 금리 상승 폭이 2주 연속 20bp를 넘긴 적은 지난해 3월 마지막 주~4월 첫째 주, 9월 중하순뿐이다. 이번 급등세가 세 번째 기록을 세웠다.

국내 채권 약세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시장이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한 영향이 크다.

그동안 연준의 의지를 평가절하하던 채권시장은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소매판매 지표가 나오자 전망을 수정했다. 미국의 1월 CPI는 전년 대비 6.4% 올라 예상치(6.2%)를 상회했고,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3.0% 늘어 예상치인 1.9% 증가를 크게 웃돌았다.

이 여파에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가 반영하는 미 기준금리 전망은 50bp 인상 가능성을 18.1%로 반영했다. 1주 전만 해도 이 확률은 9.2%에 불과했다.

연준 요인 이외에 국내적인 금리 상승 요인은 달러-원 환율이다.

달러-원은 이번달 초만 해도 1,216.40원까지 하락해 낮아서 문제가 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후 달러 강세가 재개되면서 환율이 급등했고, 당국이 제동을 걸어줘야 하는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매파적인 입장을 나타내 원화 강세를 유도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얘기다.

A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지난주 환율이 1,300원에서 막히기는 했지만 달러가 추가 강세를 보이면 달러-원 상승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1,300원대의 환율은 당국에서도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레벨"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금리 상승이 2월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장참가자들의 평가다. 기준금리는 동결의 가능성이 크지만 금통위의 다른 요소들, 즉 기준금리 결정시 금통위 내 소수의견의 출현이나 이창용 한은 총재의 기자간담회 등이 매파적인 재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지면서 금리가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B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기준금리를 동결하더라도 최근 상황을 보면 금리 인상 소수의견이나 이창용 총재의 매파적 언급이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들이 있다"며 "금리도 이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C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만약의 경우 금리를 인상한다면 더 이상의 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뉘앙스를 전달해야 시장이 진정될 것"이라며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열어놓는다면 국고채 금리는 4%까지 바로 직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고 3년(빨강)과 10년(파랑) 금리 추이
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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