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글로벌 약달러 맞춰 1,300원 하회
당국 스무딩 물량도 가세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2월 금융통화위원회 결과가 최근 달러-원 급등을 조정하는 빌미가 됐다고 23일 평가했다.

글로벌 약달러와 외환당국으로 추정되는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 조정) 물량도 가세하면서 빅피겨(1,300원) 경계감을 되살리면서 달러-원 하락을 이끌었다.

이날 금통위는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했다. 작년 2월 이후에 1년 만의 금리 동결이다. 작년 4월부터 금통위는 7회 연속 금리 인상에 나섰다.

시장에서는 한때 올해 성장률과 물가 전망 하향 소식에 한때 비둘기파 기대감이 형성됐다. 국내 금리 하락에 달러-원도 장중 1,305원대까지 상승 폭을 키웠다.

다만 이창용 한은 총재 간담회를 계기로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이 총재는 이번 금리 결정은 인상 소수의견이 조윤제 위원 한 명 나왔고, 다수 위원은 여전히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매파적 총재 간담회를 계기로 달러-원의 가파른 상승이 조정을 받았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달러 약세와 위안화 반등도 조정 압력을 키웠다.

A은행의 딜러는 "금통위가 최근 강달러를 조정하는 빌미가 됐다"며 "같은 시간 위안화 등 다른 통화가 전반적으로 반등하면서 1,300원 지지가 무너졌다"고 말했다.

B은행의 딜러는 "금통위 전부터 원화만 약세로 움직이고 있었다"며 "이미 시장은 FOMC 의사록이 매파적일 것으로 예상한 만큼 불확실성 해소로 주초 강달러를 되돌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물가가 통화정책 결정에 중요한 요인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제한하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와 같이 물가가 정책목표인 2%로 가는 확신이 들기 전까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논의하기는 시기상조라고 했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문을 통해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상당 기간 이어가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여기서 이 총재는 '상당 기간'은 기존처럼 6개월을 염두에 둔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

C증권사의 딜러는 "포지션 쏠림이 심해 보였다"며 "금통위까지 매파로 나오면서 아래쪽으로 하단이 열렸다"고 말했다.

그는 "예상대로 금통위는 연준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얘기하면서 금리를 더 올려 한미 금리 차가 벌어지는 우려를 진정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외환당국의 스무딩 물량도 유입하면서 레벨 하락에 속도를 더했다.

최근 달러-원 1,300원대 돌파에 맞춰 당국은 장중 구두개입성 메시지를 내놓은 이후 긴급 시장점검회의도 개최하면서 대응 수위를 높였다. 전일 회의에서 당국은 역외를 중심으로 달러 매수 쏠림이 강하다는 인식을 전달했다.

A 딜러는 "당국 개입 추정 물량도 유입해 롱 심리를 꺾었다"며 "간담회는 매파적인 내용과 비둘기파적 내용이 모두 있었지만, 최종금리가 3.5%에서 끝날 가능성은 작아졌다"고 덧붙였다.

외환(FX) 스와프포인트는 제한적으로 움직였다. 최근 하락 압력이 지속한 만큼 금통위 이후 반등하는 모습도 있었다.

D은행의 한 딜러는 "마땅히 스와프포인트에 금통위 영향은 없었다"며 "에셋스와프 물량 유입이 계속되면서 하락 압력이 일부 되돌려진 수준이다"고 말했다.

그는 "주중에 PCE(개인소비지출) 발표가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기자간담회 하는 이창용 총재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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