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가격 변동성 관리 이점 뚜렷하지 않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기자 = 금리형 상장지수펀드(ETF)의 가파른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비슷한 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와 비교할 때 투자 이점이 뚜렷하지 않아서다.

27일 연합인포맥스 ETF 기간등락(화면번호 7107)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 ETF의 순자산은 24일 기준 4조8천920억 원으로 집계됐다.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을 추종하는 CD금리 ETF의 경우 지난 6일 5조1천922억 원까지 순자산이 늘었다가 최근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KOFR금리액티브(합성)' ETF의 순자산도 지난 1월 말 3조2천816억 원까지 늘었다가 최근 3조774억 원까지 줄었다.

CD금리가 작년 말 4.03%까지 상승하며 파킹형 통장보다 높은 이율을 제공하자, CD금리 ETF 중심으로 금리형 상품은 덩치를 빠르게 키워나갔다.

하지만 비슷한 포지션의 MMF와 비교하면 대체재로 강점이 명확하지 않아, 잔액을 유지하는 MMF와 달리 금리형 ETF 순자산은 주춤하는 모습이다.

연합인포맥스 금융기관 수신고(화면번호 4940)에 따르면 MMF 잔액은 연초 171조 원에서 2월 초 200조 원대를 기록했다. 소폭 등락을 거듭했음에도 195조 원 이상 유지하고 있다.

금리형 ETF의 장점은 낮은 손실 가능성과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에 있다.

작년 말까지 시중 금리가 급등하면서 금리 메리트가 커졌고, CD금리 ETF와 KOFR금리 ETF 모두 하루마다 이자를 제공해 손실 가능성도 크지 않다.

MMF 역시 마찬가지다. 시가평가가 아닌 장부가 평가가 이루어져 금리 변동에 따른 가격 변동 리스크에 거의 노출돼 있지 않다.

MMF가 신규 자금을 받아들일 경우 시중 채권을 새로 사들여야 해 수익률이 변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MMF 운용사 측이 선별적으로 자금을 받아 관리한다면 그마저도 유의미한 차이가 있다고 보긴 어렵다.

이자 측면에서도 금리형 ETF가 MMF 대비 뚜렷한 비교 우위를 갖고 있지 않다.

지난 23일 기준 CD 금리 91일물과 KOFR 금리는 각각 3.59%, 3.439%를 기록했는데, MMF 수익률은 그보다 높은 수준에 형성돼 투자 유인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CD 91일물 금리 추이
출처: 연합인포맥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작년 말에 투자를 집행하지 못한 곳들이 많아 연초 단기자금 상품 수요가 유독 강했다"면서 "CD금리가 현재 3.5% 정도인 반면, MMF는 3% 후반에서 4% 초반대를 주고 있기 때문에 매력이 크게 다가오지는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작년 말과 비교했을 때 금리도 낮아져 단기자금 상품 전반의 수요가 이어질지 지켜볼 필요도 생겼다.

이 관계자는 "말 그대로 파킹 상품이라 새로운 투자처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투자가 이어질 순 있다"면서 "그러나 금리 역시 이전보다 떨어져 굳이 고집할 이유도 없다"고 설명했다.

물론, 두 상품의 투자자가 겹치지 않아 금리형 ETF와 MMF가 다른 운용 스타일을 보일 수 있다.

자산운용사 다른 관계자는 "MMF는 기관 투자자 전반이 투자하는 반면, 금리형 ETF는 증권사가 주로 투자하고 있다"며 "모든 자금이 MMF와 연동됐다고 보긴 어려워 서로 다른 자금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joongj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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