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AA급 크레디트 회사채가 약세장으로 돌아섰다. 이런 와중에도 은행 신종자본증권만큼은 역대 최저 스프레드를 경신하는 등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은행 신종자본증권, 역대 최저 스프레드 경신…더욱 몰리는 수요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전일 5년콜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신종자본증권, AA-)을 발행하기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에 7천390억원 규모의 뭉칫돈이 몰렸다.

수요예측 흥행에 힘입어 4천억원까지 발행 규모를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최종발행금리는 연 4.63%로 확정됐다. 신고금액인 2천700억원은 연 4.61% 이내로, 최대 발행 가능 금액인 4천억원은 연 4.63% 이내로 들어온 결과다.

강한 수요에 힘입어 신한은행 신종자본증권의 국고채 5년물 대비 스프레드(금리 차이)는 전일 기준 92.9bp를 기록했다. 역대 가장 낮은 스프레드 수준이다.

앞서 이달 중순 수요예측을 진행한 KB국민은행 신종자본증권보다 더 많은 수요를 받았고, 국고채 대비 스프레드는 더욱 좁힌 것이다.

국민은행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신고금액인 3천500억원보다 2배가량 많은 6천620억원의 자금을 받았다. 5천억원까지 발행할 수 있었는데, 발행금리를 생각해서 4천100억원까지만 증액했다.

발행금리는 연 4.67%로 확정했다. 국고채 대비 스프레드가 103bp 수준이다.

◇'만기 보유 관점' 개인투자자, 절대금리 보고 담는다

연초 효과가 희미해지며 AA급 크레디트를 중심으로 강세 분위기가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은행 신종자본증권은 계속해서 강해지고 있다.

일반 회사채와 은행 신종자본증권의 주요 투자자층이 채권자산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차이가 벌어지고 있는 영향이다.

일반 회사채의 주요 투자자층인 기관 투자자들은 크레디트 스프레드가 전반적으로 확대되며 약세 전환하는 현시점에서 채권자산을 담기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회사채 AA 3년물 기준 스프레드는 전일 60.7bp로 지난 20일(57.5bp)보다 3.2bp 벌어졌다.

반면 은행 신종자본증권의 주요 투자자층인 개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채권을 유효한 투자자산으로 생각하고 있다. 캐리 수익보다는 만기 보유 관점으로 바라보는 개인 투자자들 특성상 '절대금리' 수준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증권사와 운용사들이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채권을 적극적으로 마케팅한 효과이기도 하다.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이며 브로커리지 수익이 감소한 증권사들은 상대적으로 절대금리 매력이 높아진 채권을 중점적으로 판매하며 거래 고객 유지에 한창이다.

채권시장 한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들은 크레디트 스프레드가 벌어지는 상황을 모르고 있을 것"이라며 "절대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높은 5% 수준을 보인다고 하면 묻지마 투자를 할 텐데 시중은행이 발행하는 것이니 안정적이라고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듀레이션이 긴 채권으로 투자 심리가 옮겨가고 있는 점이 한몫했다는 분석도 있다.

올해 크레디트 스프레드는 우량등급 3년물 위주로 단기간에 빠르게 축소되면서 회사채 가격 부담이 커졌다. 반면 5년물은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면서 절대금리 매력이 큰 상황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3년물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크레디트 스프레드 레벨이 높아 절대금리 매력이 큰 우량등급 5년물 위주로 우량등급 내 듀레이션 확대 전략이 유효하다"며 "5년물로 인식되는 신종자본증권은 강해지는 게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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