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DB하이텍이 비주력인 설계 사업부인 '브랜드 사업부'를 분사하고 순수 파운드리 기업으로 출발한다.

DB하이텍 CI
[DB하이텍 홈페이지 캡처]

DB하이텍은 7일 이사회를 열고 반도체 설계 사업을 담당하는 브랜드사업부를 분사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파운드리 사업 집중

DB하이텍은 브랜드사업부의 물적 분할로 'DB팹리스(가칭)'라는 신설 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그간은 파운드리 사업과 설계를 담당하는 브랜드사업부가 한 법인에 속해있어 고객과의 이해충돌 문제가 제기되고는 했다.

대만 파운드리 기업인 TSMC를 벤치마크해서 팹리스 고객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또 다른 대만 파운드리 기업인 UMC 역시 설계사업부서를 미디어텍과 노바텍을 분사한 후 본업인 파운드리에 집중해 사업 규모를 10배 가까이 늘렸다.

DB팹리스는 향후 첨단 디스플레이 설계전문회사로 성장한다는 비전을 그리고 있다.

그간은 파운드리 고객의 기술 유출 등의 문제로, 범용 제품인 LCD 중심의 디스플레이구동칩(DDI)에만 국한할 수밖에 없었다.

향후에는 사업영역을 부가가치가 높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구동칩으로 확장하고 미니 LED TV 구동칩 등 고성능 반도체 시장 진출도 노린다.

또 시스템반도체와 팹리스, 파운드리, 세트를 아우르는 '시스템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한다.

신임 사장으로는 지난해 5월 브랜드사업본부장으로 영입된 황규철 사장이 내정됐다.

조기석 DB하이텍 사장은 "글로벌 파운드리 전략 방향에 맞춰 파운드리와 팹리스 사업을 분리하여 각각의 전문성을 한층 높이겠다"고 말했다.

◇ "분할 없다"에서 "물적분할"로…여반장 배경은

앞서 DB하이텍은 지난 9월 정부의 일반주주보호 정책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분사를 추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 분사 작업을 중단한 바 있다.

6개월만에 물적분할을 다시 추진한 배경에는 지난해 말 주식매수청구권 부여 등을 골자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공포되는 등 이제 일반주주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갖춰졌다는 판단에서다.

DB하이텍은 이번 분사를 계기로 주주친화 정책도 적극적으로 펼친다.

먼저 분할되는 신설 법인은 상장을 추진하지 않을 계획이며 불가피하게 상장할 경우 모회사 DB하이텍의 주주총회를 통해 주주들의 동의를 반드시 거칠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한다.

또 주당 배당금을 1천300원까지 늘리고 1천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도 추진한다.

분할 기준일은 5월2일이다. 해당 안건은 이달 말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특별 결의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으로, 분사에 반대하는 주주들은 30일부터 20일간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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