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오너 공백' 상태에 놓이게 되면서 대규모 투자 계획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계열사 부당지원과 횡령·배임 혐의를 받는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회장은 9일 검찰에 구속됐다.


◇ 한국타이어, 경영권 분쟁 넘자 사법리스크

조현범 회장이 회삿돈을 지인의 회사에 빌려주거나 본인의 집수리, 외제차구매 등에 사용한 혐의 등이다.

검찰이 파악한 조 회장의 횡령·배임액은 200억원대다.

또한, 한국타이어가 MKT(한국프리시전웍스)의 타이어 몰드를 다른 제조사보다 비싼 가격에 사는 방식으로 부당 지원하는 데 조 회장이 관여한 혐의(공정거래법 위반)도 받고 있다.

MKT는 한국타이어 지분이 50.1%, 조 회장이 29.9%,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이 20.0%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조현범 회장은 지난 2019년 협력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바 있는데, 약 3년 만에 다시 구치소에 수감됐다.

이에 한국타이어그룹은 또다시 오너 리스크에 휩싸이게 됐다.

한국타이어그룹은 지난 2020년 조양래 명예회장이 차남 조현범 회장에게 지주사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모두 넘기면서 장남 조현식 고문과의 경영권 분쟁이 벌어졌다.

조현범 회장이 2021년 말 정기 인사에서 그룹 회장직에 오르면서 경영권 분쟁은 일단락됐다.


◇ 오너 공백에 신규 투자 제동 불가피

조 회장은 한국타이어를 이끌면서 인수·합병(M&A)과 대규모 투자를 이끌었다.

한국타이어는 2021년 말 한국앤컴퍼니와 함께 캐나다 초소형정밀기계(MESM) 업체 프리사이슬리 마이크로테크놀로지를 2천45억원에 인수했다.

프리사이슬리는 5G 통신과 자율주행 솔루션, 의료영상장비 등 핵심 부품으로 활용되는 광학 MEMS 부품 설계 및 판매하는 회사다.

당시 조 회장이 프리사이슬리 인수를 주도했다.

지난해 5월에는 충남 태안에 아시아 최대 규모 테스트 트랙 '한국테크노링'을 오픈했다.

한국테크노링은 축구장 약 125개 크기의 부지면적 126만㎡, 총 13개의 다양한 트랙을 갖췄으며 총투자금액은 2천200억~2천300억원 수준이다.

또한, 한국타이어는 2026년 상반기까지 총 2조1천억원을 투자해 미국 테네시 공장을 증설한다. 증설을 완료하면 생산 규모는 연간 승용차 및 경트럭용 타이어 1천100만 개, 트럭 및 버스용 타이어 100만 개 등 총 1천200만 개로 늘어나게 된다.

한국타이어의 작년 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는 1조1천394억 원으로 유동성을 확보한 만큼 이미 계획된 투자는 진행될 수 있지만, 오너 공백으로 신기술 확보 등 새로운 투자에는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타이어그룹은 친환경 배터리 및 신재생 에너지(Smart Energy)와 타이어 및 관련 핵심 산업(Tire & Core biz), 미래 신기술 활용 사업 다각화(Rising Tech), 전동·전장화 부품, 기술, 솔루션(Electrification), 로봇, 물류 등 자동화 및 효율화(Automation), 모빌리티 산업 전반(Mobility) 등 핵심 진출 분야의 앞 글자를 따 'S.T.R.E.A.M'을 미래 성장 포트폴리오로 세우고 있다.

특히 급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에 대응해 전용 타이어 개발에 대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 '아이온(iON)'을 출시했다.

이처럼 신성장 분야 진출을 위한 대규모 투자에 총수의 결정이 필요한 상황에서 의사결정에 시간이 소요될 수 있는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오너 부재 상황을 맞은 기업들은 투자에 대한 의사결정이 늦어질 수밖에 없어 새로운 투자나 M&A 등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200억대 횡령·배임' 한국타이어 조현범 구속영장
[출처:연합뉴스 자료사진]


yglee2@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8시 52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