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한국은행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커지면서 국내에도 상당한 영향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상형 한국은행 부총재보
한국은행


이상형 한은 부총재보는 9일 통화신용정책 보고서 설명회에서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커졌고, 우리나라 환율을 포함해 금융·외환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은은 이에 보다 유의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경식 한은 통화정책국장은 미국의 경제지표가 공개되면서 불확실성이 하나씩 걷히는 것 같다면서도 "셈법이 복잡해지지 않았나 생각이 된다"고 말했다.

홍 국장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시장의 예상대로 빅스텝(50bp 인상)이 될지 베이비스텝(25bp 인상)으로 갈지, 점도표는 어떻게 될지 그런 것들을 같이 봐야 할 것"이라며 "우리나라 물가와 환율 움직임을 같이 봐서 (한은 결정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환율 변동 문제는 해외 요인의 영향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이 부총재보는 "기준금리 인상이 환율 상승 압력을 일정 정도 낮추는 데 기여했다"면서도 "앞으로도 내부적인 요인보다는 국제 금융시장의 환경 변화와 같은 요인들이 환율에 더 크게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외 금리차의 폭이 어느 정도 커지느냐에 따라 환율이 얼마나 올라갈 것인지 수치화해서 말하기는 어렵다"며 "경제 여건이나 국제 금융시장 상황, 연준의 금리 인상이 글로벌 달러 강세에 미치는 영향 등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본 유출 우려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의 대외 건전성이 양호하다는 평가를 내놨다.

이 부총재보는 "은행 부문의 수익성이나 자기자본 비율, 이런 부문이 여전히 양호하다"며 "경상수지가 계절적 요인으로 적자를 보이고 있지만 올해 흑자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외국인 채권투자 자금의 유출과 관련해서는 내외금리차의 영향과 함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여부,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 등 해외 중앙은행들의 긴축 등을 변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 금융시장의 여건 변화가 외국인 투자자금 변동에 앞으로도 큰 영향을 줄 것"이라며 "그런 관점에서 이 부분에 대해서 모니터링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가계부채와 관련해서는 현재 디레버리징이 진행되고 있다며 일시적일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 밖에 한은은 2월 기준금리 결정에서는 물가 둔화의 속도를 가장 중요하게 고려했다는 설명을 내놨다.

이 부총재보는 "2월 금리 결정시 여러 불확실성 요인을 점검할 필요가 있어서 금리를 동결한다고 말씀드렸다"며 "불확실성 요인 중 향후 물가가 어느 정도 속도로 둔화할 것인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 연준의 금리 정책의 향방을 주의깊게 보고 있다"며 "내외금리차 확대를 기계적으로 따라가지 않지만 환율, 자본유출입, 국내 물가에 어떤 영향을 줄지 미리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총재보는 적격담보대상 증권의 확대나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등 한은의 시장안정화 조치에 대해서 "금융시장의 유동성 상황이나 긴축 정도를 종합적으로 보고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원론적으로 답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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