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은 시행 방안 논의 중

(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기자 = 외화 머니마켓펀드(MMF)의 길이 열린 지 약 7개월 만에 자산운용사들이 관련 상품을 출시하고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다만, 당국이 세부 시행 방안 등을 여전히 논의하고 있어 실제 출시 여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10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일부 운용사들은 4월 초 출시를 목표로 법인 전용 외화 MMF를 준비하고 있다.

신규 펀드를 출시하려면 앞서 금융감독원에 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아직 신고서를 제출하진 않았지만, 여건이 마련된다면 다음 주에 제출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일정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계획상) 4월 안에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달 안으로 (신고까지) 마무리된다면 계획대로 출시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화 MMF란 달러 등 외화로 자금을 위탁받아 단기 외화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작년 8월 금융당국은 외화 MMF 허용 등 공모펀드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국무회의 의결 등으로 관련 규정이 개정되면서 이에 대한 근거가 마련됐다.

그간 수출입 기업 등 외화를 보유한 국내 법인들은 단기적으로 외화를 투자할 곳이 없어 유휴 자금을 예금 형태로만 운용할 수밖에 없었다.

외화 MMF는 여타 원화 MMF처럼 예금 이상의 수익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그 대안 중 하나로 꼽혀왔다.

이번에 법인 전용으로 먼저 출시하는 이유 역시 같은 맥락이다. 주로 법인이 외화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외화 운용 니즈를 우선 충족하겠다는 의도다.

외화 MMF를 운용할 수 있는 근거는 작년에 마련됐지만, 곧바로 선보이진 못했다.

원화 MMF와 같은 규제를 적용하고자 일부 해외 자산을 어떤 국내 자산과 비슷하게 볼 것인지 정립할 필요가 있었다.

가령, 국내법에서 특수채는 공공기관 등이 발행한 채권을 지칭한다. 이와 달리 해외에는 특수채라는 개념이 없어 어떤 자산을 특수채로 바라볼지 살펴볼 필요가 있었다. 이를 위해 금융투자협회와 운용사 간 논의가 꾸준하게 이루어져 왔다.

상품 자체에 대한 윤곽은 어느 정도 잡혔으나, 시행 여부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불투명한 부분이 있다.

현재 금융위원회는 외화 MMF와 관련해 규제 조정 등 세부 시행 방안을 점검하고 있다. 확정 시기에 따라 상품 신고 시기 역시 달라질 수 있어 목표로 한 4월 출시 역시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기회에 새로운 시장이 열릴 수도 있다는 점에서 운용업계는 기대하는 분위기다.

원화가 아닌 외화로 투자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200조 원에 육박하는 원화 MMF만큼 외화 MMF 시장이 성장할 가능성은 현재로서 크지 않다. 하지만 법인의 외화예금 수요를 대체하는 것만으로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는 게 운용업계의 전망이다.

운용업계 다른 관계자는 "단기 유휴 자금 운용의 니즈는 항상 있었다"며 "특히 수출입 기업들의 경우 달러 등 외화를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어, 이들 중심으로 외화 MMF 수요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MMF 규모 추이
출처:연합인포맥스


joongj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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