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정현 기자 =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크레디트채권이 '불안한' 강세를 보여 그 향방이 주목된다.

시장참여자들이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긴축 '제동'에 주목하고 있는 모양새지만, 언제 크레디트 위기로 반전할지 모른다며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14일 연합인포맥스 시가평가 매트릭스(화면번호 4743)에 따르면 지난 13일 여신전문금융채(A+) 1년물 민간평가사 4사 평균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15.7bp 하락한 5.205%로 집계됐다.

SVB 사태 직후 글로벌 긴축 정책에 제동이 걸렸다는 심리가 크게 부각된 결과다. 같은 날 국고채 1년물 최종호가수익률이 3.538%로 전일 대비 11.3bp 내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두드러진 강세다.

신용등급 A급 수준의 여전채뿐만이 아니다. 카드채(AA+) 1년물과 은행채(AAA) 1년물도 같은 날 각각 15.7bp, 14.9bp씩 하락했다. AA+급 일반 회사채(무보증)나 A+급 일반 회사채(무보증) 역시 같은 날 14.1bp, 14.0bp씩 내렸다.

크레디트물 금리가 국고채보다 더 큰 폭 하락하면서 이들 간의 스프레드는 축소됐다.

그러나 크레디트 시장에는 스산한 분위기가 감돈다. 이번 금리 하락을 이끈 사건이 SVB 파산이어서다. 회사의 파산 자체에 주목한다면 이를 크레디트 위기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언제 금리가 반등할지 불안하다는 심리다.

실제 13일 국채 거래량이 급격히 증가한 것과 다르게 크레디트물 유통은 부진했다.

연합인포맥스 유통통계 종합(화면번호 4567)에 따르면 13일 금융채 전체 거래량은 3조9천14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달(2월) 7일(3조8천718억원)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공사공단채 전체 거래량도 9천193억으로 3거래일 만에 가장 적었고, 회사채 전체 거래량도 한달여 만에 최소인 9천117억원에 불과했다. 국채 전체 거래량이 5거래일새 최대인 17조3천935억원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A 시중은행의 채권 운용역은 "SVB 파산 사태를 글로벌 긴축 중단 이슈로 보지 않고 크레디트 부도 이슈로 볼 필요도 있다"면서 "이 경우 국고채 등을 제외한 채권의 매수세가 사라지며 크레디트 금리가 오르는 장세가 연출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 운용역은 "긴축이 멈춘다는 데 시장이 일단 환호하고 있지만 언제 뒤바뀔지 모른다는 불안함이 있다"고 덧붙였다.

B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SVB 사태 이후 크레디트물 금리도 하락했지만, 전반적으로 거래는 부진했다"면서 "크레디트물이 어떻게 변동할지 조금 거리를 두고 지켜보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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