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미국 벤처·스타트업에 자금줄 역할을 했던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면서 국내 벤처·스타트업계까지 파장이 미칠지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14일 벤처업계에 따르면 벤처기업협회는 전일부터 국내 스타트업 중에서 SVB 사태에 의한 피해사례가 있는지 조사에 나섰다.

벤처업계는 SVB 파산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보는 국내 스타트업이나 벤처캐피탈(VC)은 소수일 것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SVB 파산으로 자금 인출이 어려워질 기업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겠지만, 국내 벤처·스타트업 중에서 SVB로 자금거래를 하던 곳은 적기 때문이다.

미국을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계 VC 정도가 직격타를 맞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표적으로 미국에 법인을 둔 한국계 VC인 알토벤처스는 펀드 포트폴리오의 60~80%를 SVB와 거래하고 있다.

김한준 알토스벤처스 대표는 "이번 사태로 (투자한 회사들 가운데) 자금을 옮기지 못하고 다음주 나가는 월급을 못 주고 있는 등 도움이 필요한 회사들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스타트업들은) 자금이 길면 몇 달 동안 묶여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벤처투자업계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SVB 파산'이라는 악재가 겹쳤다는 점이다.

지난해 벤처투자 금액은 6조7천640억원으로 전년보다 11.9% 줄었다.

SVB 파산 이후 미국 뉴욕주에 있는 시그니처은행까지 폐쇄하는 등 미국 시장 내에서의 충격은 작지 않은 상황이다.

벤처기업협회는 "SVB 사태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는 추가적인 조사를 해봐야 자세하게 나오겠지만, SVB 파산 자체가 간접적으로 투자 심리를 위축할 가능성은 불가피하다"며 "매일 모니터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국벤처투자는 "이번 사태로 인해 미국 벤처시장이 위축될 우려가 커졌다"며 "국내 벤처업계까지 확산하지 않도록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기관인 한국벤처투자도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일부 출자한 글로벌 자펀드(국내외 비상장 벤처기업 투자)가 SVB를 수탁사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벤처투자는 글로벌 자펀드 투자기업의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다행히 한국벤처투자 또는 한국벤처투자가 출자한 글로벌 자펀드에서 SVB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SVB를 수탁사로 사용한 자펀드 대부분이 예금보험한도 이내에 예금을 예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스타트업 예금도 미국 정부가 약속한 예금 지급 약속에 포함되는 등 SVB에 요청하면 즉시 모든 예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는 상황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벤처투자는 "이번 사태가 한국벤처투자 출자 글로벌 자펀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피해가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실시간 모니터링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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