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은행 및 국내 대형 증권사 헤드 인터뷰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정현 윤정원 기자 = "한국이 세계국채지수(WGBI)에 오는 9월 최종 편입이 결정되더라도 빠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가 이번달 중 WGBI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이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에 따라 국채시장에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연합인포맥스는 외국계 기관 5곳과 국내 대형 증권사, 한국금융연구원을 대상으로 WGBI 편입과 관련한 시각을 물었다.

이번 편에서는 외국계 은행 3곳과 국내 대형 증권사 채권 본부장과의 인터뷰를 공개한다.

이들은 3월 편입이 무산되더라도 채권시장에 미칠 악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WGBI 관찰대상국에 등재된 후 정식 편입까지 걸리는 기간이 보통 2년 정도여서다. 지난해 9월 관찰대상국에 이름을 올린 만큼, 올해 9월 편입되더라도 빠른 것이라는 평가다.

다음은 각 기관 채권 헤드와의 일문일답이다.


◇조한길 한국씨티은행 자금외환파생부 부분장

--WGBI 가입이 3월에 진행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데, 이 경우 우리 채권시장에 어떤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십니까?
▲원화 국채는 2022년 9월에 세계국채지수(WGBI) 관찰대상국에 등재됐으며 올해 3월에 편입이 결정된다면 6개월 만에 편입이 되는 이례적인 경우라고 생각됩니다.

다른 나라들의 사례를 비추어 볼 때 통상적으로 관찰대상국 등재 후 최종편입까지 2년이 소요되나 국내 국채시장의 경우 편입을 위한 정량적 요건 (발행잔액 액면가 기준 500억달러 이상, 신용등급 S&P 기준A- 이상)을 이미 충족한 상황이고 외국인 국채투자 소득 비과세 등의 제도개선이 진행 중인 상황을 고려시 금년 중 편입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채권시장에서는 편입 시기를 3월보다는 9월로 보고 있기 때문에 3월에 편입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 시장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시장 영향은 3월 회의 이후 FTSE Russell에서 최근의 제도개선 사항 (외국인 국채 이자·양도소득 비과세, 국채통합계좌 개설, 외환시장 구조개선,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폐지 등)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WGBI 편입이 3월에 불가능할 경우 외국인 채권자금의 유출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데, 어떻게 보시는지요. 또, 원화채에 대한 시각은 어떠십니까.
▲현재 시장에서는 3월 편입보다는 9월 편입에 대한 기대가 높은 상황입니다. 또한 2월 중순 이후 외국인 채권자금 유입은 WGBI 편입 기대보다는 달러-원 스와프 베이시스 움직임에 기인한 재정거래 유인이 회복된 영향으로 보이기 때문에 3월에 편입이 불가능하다고 하더라고 관련된 외국인 채권자금 유출의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합니다.

편입 시점이 늦춰진다고 하더라도 WGBI편입으로 약 50~60조원의 외국인 채권 투자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국채시장 수급 안정 및 시장 금리 하향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홍석종 JP모간 금융시장운용부 본부장

--WGBI 3월 가입이 쉽지 않아 보이는데, 실제 편입이 어려워지는 경우 채권 시장에 좋지 않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십니까.
▲관찰대상국 등재 이후 보통 2년 정도 이후에 최종 편입되는 경우가 많은 것을 감안하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9월 관찰대상국 등재 이후 올해 9월 최종 편입이 결정되더라도 빠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해외 WGBI 편입 사례를 보면 중국은 2년, 뉴질랜드는 3년이 소요된 바 있기도 합니다, 이번달에 한국이 최종 편입되지 않더라도 채권시장에 악영향은 따로 없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원화 채권시장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우리나라 채권 시장은 정부와 시장참가자들의 노력으로 많은 발전을 이뤘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인들의 원화채권 관련 문의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을 보면 외국인들도 원화채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WGBI 편입에 대한 정부의 행보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그동안 정부가 외국인 국채이자 양도소득세 정비. 외환시장 구조개선,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폐지 등 여러 관련 규정을 적극적이고 탄력적으로 개선해왔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WGBI 편입을 위한 노력들을 잘 해왔다고 봅니다.

이 같은 노력을 바탕으로 오는 9월 WGBI에 등재된다면 일단 WGBI 인덱스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이 유입될 것입니다, 또, 이를 계기로 액티브 펀드 등 외국인들의 우리나라 채권시장에 대한 관심이 올라가고 상당한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봅니다.


◇최경진 도이체방크 서울지사 트레이딩 부문 대표

--WGBI 가입에 대해서 어떻게 전망하고 있으며, 정부 대응과 관련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9월 편입 가능성이 더 높다는 코멘트를 시장에 미리 했기 때문에 시장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3월 편입을 기대하는 시장 참가자들은 별로 없습니다.

한국 정부는 시장과 밀접하게 대화하고 있을 뿐 아니라 WGBI에 대해 적시에 응답해 왔습니다. 이런 점은 시장에서 높이 평가되는 부분입니다.


◇권동찬 메리츠증권 트레이딩본부 본부장

--WGBI 가입이 3월에 진행되기 어렵다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WGBI 편입 지연이 채권시장에 미칠 영향은 어떠할 것으로 보십니까.
▲이미 추경호 부총리가 3월 편입은 물리적으로 굉장히 촉박하다고 말했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3월보다는 9월 편입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WGBI 편입 지연이 국채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현재 원화채 시장은 견조하다고 보는가
▲1월에 외국인 국채투자 자금 유출로 우려가 있었으나, 일시적인 해외 중앙은행들의 포트폴리오 조정차원으로 해석이 되면서 내외금리차로 인한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다만, 코로나 사태 이후 시장에 풀린 적자국채가 상당하기 때문에, 일부 만기 구간에서는 아직도 매수세가 취약한 상황입니다.

--WGBI에 대한 정부의 대응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있는지
▲그동안 WGBI 편입에 걸림돌이었던 세제와 외환시장 문제를 신속하게 개선하는 정부의 노력에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향후 저출산 고령화 등 정부의 재정지출이 확대될 수 있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국채 투자 저변을 확대하는 일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WGBI에 편입이 되면 국채의 상대적인 저평가가 해소되고 국채의 대외 위상이 높아지는 한편, 조달비용이 낮아지고 외환시장도 안정되는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들이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jhkim7@yna.co.kr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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