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매각 자문단 입찰 경쟁에도 영향받을 것"
 

크레디트스위스 로고
[출처]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박경은 기자 = 스위스 최대 은행인 UBS가 크레디트스위스(CS)를 인수하기로 한 가운데 CS 한국지점도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특히, 이경인 CS 한국 투자은행(IB) 부문 대표가 회사를 떠나기로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국내 IB 시장에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경인 대표는 심종민 전무 등을 포함한 측근들과 함께 UBS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인 대표는 과거 맥쿼리증권과 리먼브러더스, 노무라증권 등을 거쳐 지난 2013년 CS에 합류한 인물이다.

2016년 12월 인수합병(M&A) 자문 업계에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이천기 부회장과 함께 서울지점 공동지점장을 맡으며 IB 사업을 총괄해왔다.

CS 서울지점은 지난해 본사 위기설이 제기됐던 시기에도 이천기 부회장과 이경인 대표 등을 필두로 지속적인 신규 딜을 수임하며 사세를 확장했다.

지난해 10월 CS가 기업금융 및 자문(Advisory) 사업을 'CS 퍼스트 보스턴'으로 독립하는 등 쇄신안을 발표할 당시에도 국내 지점은 키맨들이 자리를 지키며 국내에서 '가장 강한 하우스'로 올라섰다.

당시 북미와 아태지역 등에서 인력 유출이 빈번히 일어난 것과는 크게 대조되는 행보였다.

실제로 연합인포맥스 M&A 주관 순위(화면번호 8460)에 따르면 CS는 지난해 완료기준 4조원이 넘는 M&A 딜에 자문사로 참여했으며, 발표기준(Announced)으로는 4조4천억원 규모의 자문으로 국내 1위 회사에 등극하기도 했다.

이처럼 공격적인 영업으로 국내 시장에서 막강한 IB 하우스로 올라섰지만, 이번 CS 파산 사태에서는 자유롭지 못했다.

CS 서울지점은 본사의 UBS 매각에 대응해 국내 IB 부문을 경영자인수(MBO) 방식으로 독립하는 등의 방안을 고려했다.

하지만 파트너간 의견이 엇갈리면서 결국 MBO를 포기하고, 이경인 사단이 UBS로 자리를 옮기는 선택을 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경인 사단의 CS 이탈은 국내 IB 자문 업계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먼저 도래하는 건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적 해운사 HMM 매각을 위한 자문단 선정이다.

이날로 예정된 입찰 제안서 제출 마감일을 앞두고 업계에서는 CS가 HMM의 외국계 매각 자문사 지위를 꿰찰 것으로 예상해왔다.

이경인 대표를 주축으로 한 CS 내 핵심 IB 인력은 산업은행과 지난 몇 년간 굵직한 딜에서 손발을 맞춰오며 탄탄한 네트워킹을 쌓아왔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말 CS의 서울지점 공동지점장 자리에 오른 이경인 대표는 산업은행 주도의 M&A에 활발히 참여해 실력을 입증하며 한국 IB부문 대표로 활동해왔다.

국내 최초의 국적 민항기 경영권 매각으로 관심을 모았던 아시아나항공 딜도 이경인 대표를 필두로 한 CS의 손을 거쳤다.

당시 산은과 금융위, 국토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요구사항을 조율하기 쉽지 않았음에도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은 매각 가격을 만들어내며 실력을 입증했다.

이 밖에도 대한항공의 기내식 사업부, KDB생명, 대우조선해양 등 산업은행 주도의 랜드마크 딜에서 활약하며 IB 뱅커로서의 명성을 쌓았다.

IB업계 관계자는 "핵심 인력 유출이 가시화된 상황에서 CS가 당초 업계의 예상대로 HMM의 자문사로 참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당국 입장에서도 손발을 맞춰 온 핵심 멤버의 역량이 딜을 진행하는 데 중요하다고 판단할 것이므로 이와 관련한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HMM 드림호 사진
[HM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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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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