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적극적인 수익성 제고 노력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업황을 둘러싼 암운이 가시질 않고 있다.

이에 반도체 업계에서는 다각도로 자금 조달 방안을 모색하며 실탄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4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8031)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SK하이닉스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4조원대의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수요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이 가장 큰 원인이다.

대표적으로 8기가비트(Gb) DDR4는 지난해 3분기 2.8달러에서 현재 1.9달러까지 내린 상태다.

상황은 삼성전자라고 다르지 않다.

삼성전자는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5% 급감한 7천200억원대에 그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2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96% 이상 감소한 5천5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DS 부문 영업 적자는 3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아예 삼성전자가 분기 적자로 전환할 것이라는 비관론도 제기하고 있다.

현금흐름이 악화하는 가운데, 투자 속도는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주판알 튀기기에 바쁘다.

SK하이닉스는 연초부터 발행 시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중이다.

전일 SK하이닉스는 총 2조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하겠다고 공시했다. EB 발행 금리는 지난 2월에 발행한 회사채 금리보다도 200bp 이상 낮다.

또 무디스 기준 'Baa2' 회사채의 평균 금리 5.7% 대비도 400bp가량 싸게 조달했다.

연초 발행한 달러채 금리보다는 훨씬 낮다. SK하이닉스가 연초 발행한 5년물과 10년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인 지속연계채권(SLB)과 녹색채권은 6%대에서 발행됐다.

연초부터 SK하이닉스가 발행시장에서 확보한 자금만 3조5천억원에 이른다. 이번 EB 발행도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총 5조5천억원가량을 채권으로 조달하는 셈이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도 D램과 낸드 ASP까지 내릴 것"이라며 "메모리 가격 하락으로 재고자산 평가 손실 규모도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금 부자'로 불리는 삼성전자는 해외 법인 및 자회사에 분산된 현금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가장 먼저 꺼낸 카드는 삼성디스플레이의 현금 차입이었다.

삼성전자는 4.6%의 연리로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차입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의 자회사기 때문에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는 큰 부담이 없다.

이어 삼성SDS와 삼성전기, 삼성SDI 등 자회사로부터 배당을 늘려 약 1천600억원을 조달하게 됐다. 전년 대비 400억원 늘어난 수준이나 단기 금융상품조차 1억3천만원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운신의 폭은 커진 셈이다.

부채자본시장(DCM)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이번 발행으로 이자 비용만 1천억원가량 줄일 수 있게 됐다"며 "반도체 주요 업체들이 향후 업황이 계속해서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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