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서울채권시장의 변동성 장세에서 30년물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입찰로 대규모 물량이 추가되는 상황에서도 상대적인 강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최근 시장금리가 '꼭지'일 수 있다는 낙관론에, 보험사의 벤치마크(BM) 변경 루머까지 나오며 커브(기간별 수익률 곡선) 역전이 어느 정도까지 진행될지 이목이 쏠린다.

10일 연합인포맥스 시가평가 일별 추이(화면번호 4789)에 따르면 전 거래일 기준 국고채 30년물의 10년물의 스프레드(금리차)는 마이너스(-) 5.3bp를 기록했다. 국고 30년 지표물인 23-2호의 입찰을 계기로 30년물이 10년물 대비 2.8bp 정도 금리가 높았다가 역전 정도가 심해지는 모양새다. 이날은 장중 -6bp대의 스프레드를 노리고 있다.
 

 


30년물 국채의 주요 투자자인 보험사들의 매수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으면서 상대적인 강세를 이끌고 있다. 지난주 보험사와 기금은 국고 30년 지표물을 총 2조1천394억원 정도 매수했다. 주간으로 보면 30년물의 순매수 수준이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입찰이 있을 때 장기투자기관들이 초장기 채권을 대거 매수하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러한 매수가 주목받는 이유는 기조적인 확대가 예상될 수 있어서다. 특히 최근 금리가 고점일 수 있다는 전망까지 섞여, 일부 보험사가 BM에 초장기 채권 보유 비중을 늘렸다는 루머까지 나온다.

증권사의 채권 관계자는 "지난주에 30년물 입찰을 마무리하고 일부 보험사의 초장기 채권 관련 BM 변경 루머가 있었다"며 "시장이 이를 합리적으로 받아들이면서 30년물 금리를 얼마나 낮출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제도 측면에서 보험사들이 초장기 채권을 담을 만한 환경으로 분석된다. 신지급여력제도(K-ICS)와 새 회계기준(IFRS17)에 따라 보험사들은 자산과 부채 모두 시가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보험사들의 부채에 속하는 보험금 납입의 만기가 수십 년으로 매우 길어 이와 보조를 맞출 초장기 채권이 필요하다.

현재처럼 구조적으로 자본 듀레이션이 더 길다면, 금리가 하락하는 시기가 되면 자본이 감소하는 현상까지 초래할 수 있다. 앞으로 점진적인 금리 하락이 예상된다면 서둘러 초장기 채권을 사들여 부작용을 막아야 하는 것이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보험사들이 ALM(자산부채관리)을 위해 초장기 채권을 매입하는 것이 정석"이라며 "금리 하락시 보험사들은 연초 대비 자본이 감소하는 문제가 있고 더불어 규제 자본 측정 방식에 따라 금리 변화로 유발되는 자본 변동성을 낮추는 노력도 같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고 30년물의 최종호가는 올해 3.187%까지 내려간 적이 있다.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의 분위기에 따라 저점 탐색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시장은 불경기를 상수로 받아들이고 있고 단기 구간이 통화정책에 막혀 부담스럽다면 단타 매매 세력들이 초장기 쪽으로 잠시나마 이동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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