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정현 기자 = 한국은행이 4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통방문)에서 "국내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지고 물가도 상승률 둔화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목표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지난 2월 "물가가 목표수준을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는데 '높은'이라는 표현을 삭제하고 '상당 기간'을 추가한 것이다.

올해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 전망치(금년중 3.0%)를 다소 상회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적었다.

금년 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치(1.6%)를 소폭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내용도 등장했다.

한은은 11일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기존 3.50%에서 동결한 후 발표한 통방문에서 "국내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지고 물가도 상승률 둔화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목표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상당기간 이어가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적었다.


◇ 금리정책 언급서 '금융 리스크' 추가

금리정책 결정에 대해서는 4월 통방문에서 "물가상승률의 둔화 흐름이 이어지겠지만 목표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주요국에서 금융부문의 리스크가 증대되는 등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 금융안정 상황 및 여타 불확실성 요인들의 전개 상황을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2월 통방문에선 "물가상승률이 점차 낮아지겠지만 목표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가 연중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와 불확실성 요인들의 전개 상황을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적었다. 해당 문구에 주요국의 금융부문 리스크를 추가 적시한 것이다.


◇ SVB 사태, 달러 약세 흐름 추가

아울러 4월 통방문에서 실래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주요국의 금융부문 리스크가 커졌다는 점도 덧붙였다.

글로벌 금융시장 동향에 대해 4월 통방문은 "세계경제는 예상보다 양호한 회복 흐름을 나타내었으나 미국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사태로 주요국에서 금융부문의 리스크가 증대되면서 경기 하방 위험이 커졌다"며 "국제금융시장에서는 금융부문의 리스크와 미 연준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 변화에 영향받아 주요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고 적었다.

또 "미 달러화는 3월 초까지 강세를 나타내다가 금융불안 영향으로 미 연준의 긴축 기대가 약화되면서 약세를 보였고, 주요국의 장기 국채금리도 상승 흐름을 이어가다 3월 중순 이후 큰 폭 하락했다"며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둔화 속도, 금융부문의 리스크 상황,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및 미 달러화 움직임, 중국경제의 회복 상황 등에 영향받을 것"이라고 봤다.

2월 통방문에선 "약세 흐름을 이어오던 미 달러화가 빠르게 강세로 전환됐고 장기시장금리도 상당폭 반등하는 등 주요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됐다"며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둔화 속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및 미 달러화 움직임, 방역정책 완화 이후 중국경제의 회복 상황,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영향받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 올해 성장률, 물가 전망치 언급

4월 통방문에서 올해 성장률이 지난 전망치(1.6%)를 하회할 것이라고 설명한 부분도 있다.

경제성장률에 대해 4월 통방문은 "국내경제는 글로벌 경기 둔화, 그간의 금리인상 영향 등으로 상반기까지는 부진한 성장 흐름을 이어가겠으며, 하반기 이후에는 IT 경기부진 완화, 중국경제 회복의 영향 등으로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2월 통방문에선 "글로벌 경기 둔화,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부진한 성장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이후에는 중국 및 IT 경기 회복 등으로 국내 성장세도 점차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망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했다.

한은은 4월 통방문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금년중 연간으로는 지난 2월 전망치(3.5%)에 부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4월 통방문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 수요압력 약화 등의 영향으로 2분기 이후에는 3%대로 낮아지는 등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근원물가 상승률은 최근의 더딘 둔화 흐름을 고려할 때 지난 전망치(금년중 3.0%)를 다소 상회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2월 통방문에선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월중 5% 내외를 나타내다가 지난해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 수요압력 약화 등으로 점차 둔화되겠지만, 공공요금 인상의 영향 등으로 주요 선진국에 비해서는 둔화 속도가 완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외환시장과 관련해서는 4월 통방문에서 "장기시장금리는 3월 초까지 주요국 국채금리와 함께 상당폭 높아졌다가 실리콘밸리 은행 사태 이후 큰 폭 하락했다"며 "달러-원 환율은 무역수지 흐름, 주요국 금융불안 우려, 미 연준 긴축에 대한 기대 약화 등에 영향받으며 상당폭 등락했다"고 적었다.

2월 통방문에서는 "2월 들어 미 연준의 긴축 기조 강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지난해 11월 이후 하락세를 보이던 달러-원 환율과 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반등하는 등 변동성이 증대됐다"고 썼다.

jhkim7@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1시 1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