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금융감독원이 10여년 만에 코리안리재보험 정기검사에 착수했다.

그간 금감원이 부문 검사를 통한 수시 점검은 있었지만 정기검사에 나선 것은 오랜만인 만큼 내부에선 사뭇 긴장감이 큰 모습이다.

14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전일 금감원은 코리안리 정기검사에 돌입했다.

현재 금감원은 종로구에 위치한 코리안리 빌딩에 정기 검사를 위한 공간을 마련하고 이달 말까지 검사 인력을 파견 및 상주, 현장 점검을 진행할 계획이다.

올해 금감원은 보험업권에서 4곳을 대상으로 한 정기검사를 계획했다. 검사 대상에는 코리안리를 비롯해 신한라이프, 메리츠화재 등이 올랐다.

통상 보험사는 특성과 규모, 시장 영향력 등을 고려해 4~5년 단위로 정기검사를 받아왔다. 다만 코리안리는 재보험사가 지닌 특수성 등이 반영되며 상대적으로 정기검사 대상에 우선순위로 거론되지 않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수시 검사를 통해 우려가 되는 부분에 대해선 꾸준히 들여다봐왔다"며 "코로나 등 물리적인 변수가 겹치며 오랜만에 정기 검사가 진행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올해 금리 상승과 환율 변동 등 금융시장 환경을 고려한 유동성, 건전성 악화에 대비한 리스크관리 체계 점검을 예고한 상태다.

특히 보유중인 채권 규모, 자산과 부채의 만기구조 등 포트폴리오 위험, 금리 민감도 분석 등을 살필 방침이다. IFRS17, 킥스(K-ICS) 등 새로운 제도 도입 후 변화된 재무환경과 책임준비금 적립 적정성 등도 들여다본다.

코리안리의 경우 지난 10년간 국내외 시장에서 영업 반경을 넓힌만큼 경영 전반의 문제에 대한 컨설팅도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코리안리는 세계 10위권 재보험사다. 지난 10년간 영국 로이즈법인, 말레이시아 지점, 두바이 지점, 스위스 법인, 중국 상해 지점, 콜롬비아 보고타재주사무소, 미국 중개법인 등을 설립하며 외형을 확장했다.

지난해에는 무상증자를 진행, 704억 원으로 자본금을 늘렸다. 코리안리가 증자에 나선 것은 지난 2014년 3월 이후 8년 만의 일이었다.

또한 두 차례에 걸쳐 3천3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국내에서 발행해 건전성 강화에 주력했다. 그 결과 RBC 비율은 180%로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에는 16%를 웃돈 수재성장률에 힘입어 1천752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안정적인 경영 성과를 시현했다. 공동재보험 신규 인수가 호재였다. 비록 보험영엽이익은 적자 행보를 이어갔지만, 투자영업이익이 10% 늘며 그 틈을 메웠다.

업계에서 코리안리는 보수적인 경영이고 안정적으로 경영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 결과 지난 10년 간 규제 당국으로부터 받은 제재도 상대적으로 적었다.

지난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일반항공보험 재보험시장에서의 불공정거래 행위를 이유로 79억 원 규모의 과징금 처분을 받은 것을 제외하면 최근 금감원이 재보험계약 보고 미흡을 이유로 부과한 과태료 1억6천만원이 전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40여년만에 추진하는 사옥 재건축, 30%를 웃도는 배당성향, 늘어난 대체투자와 오너 보험사가 갖는 지배구조 정도에 (금감원이) 주목하지 않겠느냐"며 "그래도 예전의 종합검사 수준의 정기검사가 워낙 오랜만이다보니 자료 요청도 대대적이었다. 신규 비즈니스를 부쩍 늘리는 시기라 더 민감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코리안리
[촬영 안 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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