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SK하이닉스의 1분기 재고자산평가손실이 1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비관론이 확산하고 있다.

평균판매단가(ASP) 하락으로 수익성도 악화한 데다, 재고 자산이 좀처럼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재고자산 평가손실은 1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재고자산 평가손실은 기말에 재고자산을 저가 기준으로 평가하면서 나타나는 항목으로, 시가가 취득 원가보다 하락하면 손실로 처리된다.

원가를 기준으로 하되, 분기 초보다 기말에 자산의 가격이 하락하면 손실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판매가는 원재료 가격에 급여 및 감가상각비 등을 더해 산정하기 때문에 D램 가격이 1달러대로 내린 현재는 사실상 손실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1분기 내내 우하향 곡선을 그려왔다. 메모리 가격의 추가 하락이 평가손을 키운 원인으로 지목된다.

D램 가격은 DDR4 8기가비트(Gb) 2666 기준으로 연말 2.004달러에서 3월 31일 1.656달러까지 급락했다.


연초 이후 3월31일까지 DDR5 8Gb 2666 가격 추이
연합인포맥스 화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4.142달러를 유지하던 낸드플래시 가격은 3월 말에 급락했다.

메모리카드·USB향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고정거래가격도 지난 3월 3, 93달러로 연말 대비 5.12%나 내렸다.

가격은 내리는 가운데 재고는 계속 쌓이고 있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말 기준 D램과 낸드 재고는 약 12~15주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최근 10년 내 최고 수준이다. SK하이닉스의 재고 자산은 지난해부터 급증하기 시작, 올해 1월께 15주까지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먼저 수요 회복 및 공급 축소가 선행되고, 이후 재고도 감소세로 전환해야 한다. 최근 삼성전자의 감산 발표로 업황 개선을 위한 첫 발걸음은 뗀 것으로 풀이된다.

재고 수준은 크게 변하지 않았으나, 2분기 들어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안정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수요 회복도 기대해볼 수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에는 낸드 부문에 이어 D램도 적자로 전환하면서 대규모의 재고자산 평가손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1분기 출하량이 기존 가이던스를 하회하고 출하를 늘리기 위해 ASP 추가로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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