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Q. 주식시장에 무슨 일이?
[기자]
어제 주식시장에서 다수 종목이 줄줄이 하한가로 장을 마쳤습니다. 연합인포맥스 단말기에서 확인해 보면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 서울가스와 대성홀딩스, 삼천리, 세방, 다올투자증권 등 5개 종목 가격이 어제 하루 30% 가까이 빠졌습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하림지주와 다우데이타, 선광 주가가 가격 제한 폭까지 하락한 채로 장을 마쳤습니다. 이들 8개 종목은 어제 개장하자마자 가격이 하한가로 직행하면서 급락세를 탔습니다. 대형 지주사인 CJ도 장 중 한때 28% 넘게 내리면서 하한가 가까이 추락했다가 가격을 일부 회복했습니다.


[앵커]
Q. 많은 종목 어떻게 동시에 하한가 맞았나?
[기자]
이들 종목이 업종·테마상 공통점은 없습니다. 하지만 종목 간 유사한 점들이 몇 가지 있어서 여러 분석이 나옵니다. 대표적인 공통점은 해당 회사들이 지주회사라는 점입니다. 대성홀딩스와 하림지주, 삼천리는 대표적인 지주회사이고 다우데이타도 다우키움그룹의 지주회사입니다.

또 대성홀딩스를 제외한 대부분 기업의 주식이 자산주이거나 배당주인 점도 공통점으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자산주라는 것은 주당순자산이 주가보다 현저하게 높은 주식을 말합니다. 주당순자산이 높다는 것은 회사를 청산했을 때 주주들에게 분배되는 자산이 많은 회사라는 뜻입니다. 이런 유사성 때문에 증권업계에서는 특정 투자자가 이들 종목을 한 섹터로 묶어서 보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대량 매도 주문이 한 외국계 증권사에 집중됐다는 점도 특징적입니다.


[앵커]
Q. 주문 집중된 특정 증권사는 어디?
[기자]
프랑스계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입니다. 어제 하한가를 기록한 8개 종목 모두 SG증권 창구를 통해 대량의 매도 물량이 쏟아졌는데 하림지주 200만여주, 다올투자증권 52만여주, 다우데이타 32만여주 등이 팔렸습니다.

SG그룹은 1985년에 국내에 진출해 SG은행과 SG증권 서울지점을 운영했습니다. SG증권 서울지점은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아 2013년 국내 증권사 법인으로 전환됐습니다. 그 후 사명이 '한국SG증권'으로 변경됐습니다. 한국SG증권은 2015년 홍콩계 증권사인 뉴엣지파이낸셜 서울지점을 인수하는 등 영역 확장에 나섰습니다. 선물매매·중개업과 장외파생상품 중개업 인가를 받으면서 종합증권사로도 성장했습니다.

SG증권의 최근 실적은 꽤 부진한 상황입니다. 작년 당기순이익은 111억 원으로 1년 전보다 71%가량 감소한 수준입니다.


[앵커]
Q. SG증권서 매도 쏟아진 이유는?
[기자]
특정 증권사에서 매도 물량이 나온 것을 두고 전문투자자의 포지션 조정에 따른 대량 매도가 나온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정 사모펀드에 문제가 생겼고 차액결제계좌인 CFD계좌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는 분석입니다. CFD계좌는 40%의 증거금만으로 매수·매도 주문을 낼 수 있고 종목에 따라서는 최대 10배까지도 레버리지 활용이 가능합니다. 장외파생상품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만약 CFD계좌가 손실 구간에 들어서면 자동 청산됩니다. 실제로 일부 종목의 신용 잔고 비율이 10%가 넘는데 최근 주가가 하락하면서 담보 부족 등으로 반대매매가 일어났다는 추정이 나옵니다.

또 SG증권의 내부 프로그램 매매에서 특정 집단이 묶여있는데 프로그램 오류로 매도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도 제기됩니다. SG증권은 앞서 과거에도 프로그램 매매에서 오류를 낸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해외 거래소에서 상품거래를 할 때 국내 한 증권사가 SG증권을 통해서 매매했는데 이때 SG증권의 오류로 손해를 본 적이 있다고 전해집니다.


[앵커]
Q. 주식시장 내 분위기는?
[기자]
점차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증권업계에서는 외국계 증권사 전반의 실적 부진에까지 주목하는 모습입니다. 그간 실적 저하 등으로 일부 증권사의 이탈이 예상되었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SG증권도 철수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간 SG증권의 수익성을 고려할 때 철수를 고민하기는 이르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또 이번 대량 매도와 하한가 사태가 해외 증권사 보고서와 대주주의 포지션 정리 등이 맞물린 우연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앵커]
Q. 추가 매도 가능성 남았나?
[기자]
종목별 매도 잔량이 적지 않아 불안감이 남았습니다. 주가 향방을 정확하게 가늠하기도 아직 어려워 보입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매도 잔량에 허수도 많이 있어 매도 잔량이 많다고 해서 주가 하락을 단정할 수 없다. 주가가 어떻게 움직일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Q. 금융당국 대응은?
[기자]
금융당국의 조사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옴에 따라 한국거래소가 증권사와 정보 교환을 하는 등 시장 모니터링에 착수했습니다. 이번 거래가 정상적인 거래였는지부터 시장을 살펴볼 계획입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한국거래소의 모니터링을 기반으로 향후 시장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루머와 관련해서 "아직 확인된 사항이 없다. 루머는 루머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시장 교란보다는 전문투자자의 포지션 조정에 무게를 두고 있다. 무엇보다 일반 투자자가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지속해서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연합인포맥스 방송뉴스부 이민재 기자)

mjlee@yna.co.kr
※본 콘텐츠는 연합뉴스경제TV 취재파일 코너에서 다룬 영상뉴스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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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0시 59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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