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최정우 기자 = 국내 기업들이 미국 현지에 합작법인(JV)을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과 현지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섰다.
 

[그래픽] 'K-배터리' 미국 주요 생산설비
연합뉴스 자료 화면.


25일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는 정기이사회를 열고 SK온과 북미 배터리셀 합작 법인 안건을 승인했다.

양사는 2025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미국 조지아주 바토우카운티에 연간 35기가와트시(GWh), 전기차 약 30만대분의 배터리 셀을 생산할 수 있는 합작 공장을 건설한다.

현대차그룹과 SK온의 JV 설립은 이미 지난해부터 예고돼왔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1월 SK온과 손을 잡고 북미 전기차 배터리 공급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당시 양사는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전기차 공장에 SK온 배터리를 2025년 이후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 IRA 효과 극대화…AMPC 효과 9천억원 넘을 듯

현대차그룹과 SK온은 이번 합작 법인 설립으로 전기차 보조금 및 생산세액 공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됐다.

먼저 세액 공제로 받게 되는 혜택만 약 9천억원이 넘는다.

미국의 IRA 전기차 및 배터리 세액 공제안에 따르면 미국에서 생산한 배터리 셀과 모듈은 1킬로와트시(kWh)당 각각 35달러와 45달러의 보조금을 받게 된다.

양사의 합작 법인이 총 35GWh의 생산량을 목표로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15억7천500만 달러의 세액 공제를 받게 되는 셈이다. 현재 환율로 계산하면 약 9천억원에 이른다.

투자 금액은 총 50억달러, 한화로 6조5천억원에 이른다. 양사는 각각 지분 50%를 보유하게 된다.

6조5천억원 중 50%는 합작법인에서 출자하고 나머지 50%의 절반씩을 현대차와 SK온이 각각 부담하는 형태다.

SK온은 1조9천500억원을 출자할 예정으로, 1조6천200억원에 20%의 예비비를 더한 금액이다.

SK온의 경우 적자를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어 모회사 SK이노베이션과 재무적 투자자(FI) 등으로부터 자금을 조달받는 상황이다.

이번 JV의 경우 현대차와 비용을 분담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부담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투자의 경우 기존에 발표한 설비투자(CAPEX) 7조원에 포함되지 않아 추가 자금 조달이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최근의 달러-원 환율 상승 기조에 따라 추가적인 비용 부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 상황이 우호적이지 않아 같은 생산 능력을 가진 공장을 짓더라도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귀띔했다.


◇ 현대차그룹, 전기차 보조금으로 가격 경쟁력 부각

국내 완성차 기업과 배터리사가 협력해 미국 현지에 JV를 설립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합작으로 현지에서 배터리부터 완성차까지 양산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양사의 시장 공략이 더욱 용이해졌다.

미국 정부에서 오는 2032년까지 자국 판매 신차의 67%를 전기차로 대체할 것이라고 발표한 가운데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보조금 혜택으로 가격 경쟁력을 부각해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 정부는 전기차 보조금 지급 요건에 ▲ 북미 생산 ▲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배터리 핵심 광물 40% 이상 채굴 및 가공 등의 조건을 내세운 영향에 현대차가 특혜를 보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에서 팔린 신차 중 전기차 비중은 5.8%임에도 불구하고 현대차와 기아차를 합산한 지난해 미국 내 전기차 판매 비중은 3.9% 수준에 그친다.

현대차가 앨라배마 공장에서 양산하는 제네시스 GV70 모델의 경우 '북미 현지 조립' 요건에는 해당하지만, 배터리 핵심 광물의 40% 이상을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채굴 및 가공해야 한다는 요건을 맞추지 못해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빠졌다.

GV70의 경우 SK온이 제조한 배터리를 사용하는데, 배터리셀까지는 중국에서 제조하
고 한국에서 모듈과 팩 작업을 거친다.


◇ 600만 GWh 미국 시장 잡아라…배터리 업계도 속도

SK온은 이번 JV 설립으로 오는 2025년까지 약 185.5GWh의 생산 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앞서 SK온은 포드와 손을 잡고 테네시 및 켄터키에 합작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으며 단독 공장도 조지아에 2곳을 보유하고 있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는 곳은 LG에너지솔루션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 스텔란티스, 혼다 등과 손을 잡고 오하이오와 테네시, 미시간, 캐나다 등에 합작 공장을 운영 중이다.

단독 공장도 미시간과 애리조나에 각각 보유하고 있으며 총생산 능력은 293GWh에 이를 전망이다.

삼성SDI는 뒤늦게 스텔란티스와 손을 잡고 2025년 완공 목표로 인디애나에 공장을 설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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