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계열 완충성 자본 확보…非보험 영향은 제한적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에 따라 보험 계열사가 채권을 재분류하면서 자본 잠식을 해소하고, 금리 하락에 따른 효과를 동시에 본 영향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농협금융의 연결기준 자기자본은 33조2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 28조6천억원에서 약 4조5천억원 급증했다.
이에 따라 농협금융은 지난 2019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우리금융지주의 자본 규모를 웃돌았다.
우리금융의 연결 자본은 작년 말 31조6천270억원에서 올해 1분기 32조6천10억원으로 9천740억원 늘었다.
농협금융의 자본 증가 배경엔 IFRS17 영향이 컸다.
NH농협생명보험과 NH농협손해보험은 IFRS17 도입에 따라 자산을 재분류했고, 부채를 시가 평가하게 되면서 부채 변동성과 평가 규모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이와 더불어 금리 하락에 따라 40조원대에 달하는 농협생명의 매도가능증권 평가 이익이 올해 증가하면서 자본 인정액도 같이 늘어났다.
올해 1분기 기준 농협생명의 자본은 5조3천898억원, 농협손해보험의 자본은 1조7천953억원이었다.
작년 말 농협생명은 1천452억원의 자본 잠식을 겪었고, 농협손보는 8천408억원 수준의 자본을 보유하고 있었다.
농협은행의 경우도 전 분기 대비 자본이 2천억원 늘면서 신한, KB국민, 하나은행의 증가 폭에 미치진 못했으나, 우리은행은 자본이 25조6천3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천540억원 줄면서 그 격차를 좁힐 수 있게 됐다.
보험 계열사의 자본이 늘어나면서 농협금융은 향후 보험의 영업 여력을 통해 수익성을 점차 증가시킬 수 있을 전망이다.
보험 자본이 정상화했고, 평가상 자본이지만 지주 차원에서의 자본 완충력도 확보하게 된 것이다.
농협금융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작년 말 15.73%에서 올해 1분기 15.85%로 0.12%포인트(p) 올랐다.
다만 실제로 가용할 수 있는 자본은 아니다 보니 보험 외 계열사에는 자본 증가의 영향이 제한적이다.
이 때문에 다른 주요 금융지주보다 가용 자본이 적어 수익성이 높은 위험 자산을 적극적으로 늘리기 어렵다는 약점은 여전히 남아있는 셈이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평가상 자본인 만큼 금리 움직임에 따라서 자본이 줄어들 수 있다"며 "자본 비율 등 지표가 좋아져 버퍼를 가지고 있고, 향후 필요한 사업이 있다면 추가로 자본을 조달해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ylee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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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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