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패턴 회자될까…시선은 1,300원 아래까지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최근 1,340원대 연고점을 위협하는 달러-원 환율의 상승세가 한발 물러섰다.

지난 2월과 비슷하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계기로 역외 매수 포지션의 청산이 강하게 이뤄지면서 하락 국면의 기점으로 작용했다. 최신 경제 지표 발표가 변수로 남았지만 1,300원 하향 추세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 거래일 달러-원 환율은 15.40원 급락한 1,322.80원에 마감했다. 이달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에도 지난 14개월간 이어진 긴축 행보가 종료될 거란 기대감이 강했다.

지난달 커스터디 수요와 함께 쌓인 역외 매수세가 반대로 포지션 조정을 받으며 하락 압력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달러-원은 직전 5거래일 연속 고점이 1,340원대를 기록했다. 해당 기간 연고점을 두 차례 경신하면서 상단테스트를 지속했다.

빅 이벤트인 FOMC가 달러-원 흐름에 반전을 가져올지 주목된다.

시장 참가자들은 달러-원의 단기 변곡점으로 최신 물가 지표를 꼽았다.

연초에도 달러-원은 FOMC 직후 급락했지만, 경제 지표에 따른 충격으로 반등이 강하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올해 2월에 달러-원은 FOMC 안도감에 연저점까지 하락 압력을 받았다. 연준이 금리 인상 보폭을 베이비스텝(25bp)으로 줄이면서 긴축 완화를 시사한 탓이다.

당시에도 비둘기파적 FOMC 결과는 역외 매도를 촉발했고, 달러-원은 1,220원을 하회하면서 지난해 4월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후 미국의 1월 고용 지표가 깜짝 호조를 나타냈고, 인플레이션 지표도 예상보다 높게 나왔다.

그 결과 달러-원은 2월 한 달에만 90원 넘게 급반등했다.

올해 달러-원 추이(황색원은 2월 FOMC 전후)


다만 달러-원이 이러한 패턴과 다를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여전히 인플레이션 경계감이 남아있지만, 은행권 불안이 현재 진행 중인 이슈로 추가 금리 인상을 어렵게 한다는 이유에서다.

은행 위기가 유동성 공급을 축소해 추가 긴축 효과를 내고 있다는 진단도 있다. 은행이 대출을 줄이고 예금 인출에 대비해 금리를 올리면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과 같은 효과를 낸다는 뜻이다.

은행의 한 딜러는 "미국의 지역 은행들이 계속 파산하면서 사실상 대출 등에서 금리를 올리는 것과 똑같은 효과를 내고 있다"며 "사실상 기준금리가 6%라면 여기서 물가 때문에 더 금리를 인상하는 공식이 성립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주 CPI가 중요하지만, 다시 큰 충격이 없다면 달러-원은 1,300원도 뚫고 내려갈 것 같다"고 덧붙였다.

외환당국의 대응도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유효한 연고점(1,342.90원)에 개입 경계 심리와 국민연금과 외환스와프 여력은 달러 매수 심리를 제한하고 있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당국이 1,330원대에서 스무딩을 강하게 했다"며 "국민연금 수요까지 흡수해 달러-원이 빠질 때 매수하려던 주체가 줄었다. 환율이 반등한다고 해도 아래쪽으로 변동성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 금리 인하 가능성도 있다면, 1,200원대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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