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런 공포 현재진행…美대형은행 위주로 투자 조정
'위기설' 찰스슈와브 비중 축소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가 미국 지역 중소은행에 대한 주식 투자 비중을 대거 축소했다.

미국 은행권을 위기로 몰아넣은 예금 인출(뱅크런) 불안감이 지속하면서 잠재적 부실 우려가 큰 종목까지 처분해 투자 손실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16일 연합인포맥스가 취재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13F(13 Filing) 공시에 따르면 KIC는 올해 1분기 미국 중소형 은행의 보유 지분을 대거 팔아치웠다.

이미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을 제외하면 작년 말과 비교해 적게는 14%에서 많게는 88% 보유 지분의 규모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월 말 KIC는 웹스터파이낸셜(WBS)과 앨라이파이낸셜(AALY) 지분을 작년 말 보유량 대비 88%와 82%나 축소했다. 같은 기간 키코프(KEY)는 79%, 시티즌스파이낸셜(CFG) 68%, 퍼스트호라이즌(FHN) 67%, 퍼스트시티즌스(FCNCA) 66%, PNC파이낸셜(PNC) 52%씩 보유 규모를 줄였다.

트루이스트파이낸셜(TFC)은 51%, 피프스서드뱅코프(FITB) 48%, 헌팅턴 뱅크셰어즈(HBAN) 38%, 캐피털원(COF) 32%, 아메리프라이즈 파이낸셜(AMP) 14%의 보유 지분을 축소했다.

또한 KIC는 5월 초 JP모건으로 인수된 퍼스트리퍼블릭(FRC) 은행 주식을 작년 말 13만7천853주에서 올해 3월 말 2만7천387주로 약 80%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투자 비중을 낮춘 13개 은행의 지분 가치는 작년 말 2억7천937만 달러에서 올해 3월 1억2천480만 달러로, 1억5천457만 달러(55.3%) 줄어들었다.

KIC는 선제적으로 위험 관리를 위해 투자 비중 축소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3월 SVB 파산을 겪은 이후 은행주는 큰 폭 하락했다. 구체적인 매각 시점에 따라 손실 규모가 달라질 수 있지만, 더 큰 손실을 피해 손절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도 미국 은행권 내 취약한 은행을 고리로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KIC는 대형은행도 우려가 제기된 경우에 과감하게 보유한 지분을 줄였다.

작년 말부터 올해 3월까지 KIC는 보유한 미국 최대 증권사인 찰스 슈왑(SCHW) 주식을 18만5천805주 매각했다. 보유 주식의 14%를 팔아치웠다. 같은 기간 도이체방크(DBK.DE) 보유 지분도 81만1천180주에서 48만6천810주로 약 40% 축소했다.

반면 은행주 가운데 대형은행을 중심으로 KIC 투자 비중은 늘어나기도 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AC) 주식은 3월 기준 723만1천879주로 작년 말 대비 5%인 36만4천373주 늘었다. 또 US뱅크(USB)는 7%, 스코샤은행(BNS.TO)은 17%, 디스커버파이낸셜서비스(DFS)는 44%, 뉴욕멜론은행(BK)은 47%씩 보유 지분이 증가했다.

KIC의 관계자는 "SVB 사태 발발 이전부터 미국의 주요 지방은행 주식을 벤치마크 인덱스 대비 낮은 비중으로 보유했다"며 "최근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보유 비중을 더욱 낮췄다"고 설명했다.
 

찰스슈왑 주가 추이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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